수주만으로는 어려워…‘사업 다각화’하는 건설사들

수주만으로는 어려워…‘사업 다각화’하는 건설사들

기사승인 2025-06-11 06:00:07
서울 강동구 아파트 재건축 건설공사 현장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건설사들이 건설 수주 외에도 다양한 사업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건설 경기가 침체하자 새로운 수익처 발굴을 위해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건설사들은 건설 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DL이앤씨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개발에 나섰다. 최근 DL이앤씨 자회사 카본코는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 성공했다. 흡수제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때 사용하는 핵심 물질이다.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 적용하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해외에서 수소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발전‧관련 부대사업을 새로운 사업군 정관에 포함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호주 기업 라이온 에너지 DGA 에너지솔루션스호주와 손잡고 그린수소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호주 브리즈번시 인구 항구 지역에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해 2026년 연간 최대 300톤의 그린수소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건설 역시 같은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에너지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현대건설은 향후 그룹사와 협력해 수소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어 양식에 나선 건설사도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국내 최초 육상 스마트 연어양식장인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준공했다.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국내 최초로 폐쇄식 순환 여과방식(RAS)의 친환경 설비를 이용한 수처리 방식을 적용해 육상에서 연어를 양식할 수 있다. GS건설은 2년여의 양식 기간을 거쳐 2026년 4분기부터 연어를 출하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이 건설이 아닌 새로운 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이유는 건설 경기 침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0.7% 급감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분기 24.2% 감소한 이후로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업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올해 1분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사무실‧점포 등 건축에서는 수주가 10.4% 늘었으나 기계 설치 등 토목 부문에서 41.4%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건설 투자는 그간의 수주‧착공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부진할 전망”이라며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선행지표 개선과 금융 여건 완화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낮은 수준에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익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경기를 타는 산업이다. 주택 경기가 좋을 때는 건설업황도 좋지만,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같이 안 좋다”며 “안 좋은 부분을 상쇄하기 위해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다각화로 타사와 다른 핵심역량을 구축하려는 이유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비용 상승, 해외 건설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등의 사유로 건설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각자 장점이 있는 영역 위주로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건설 업계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는 건설 경기 둔화‧침체기가 이어짐에 따라 디플레이터(물가조정지수) 성장률이 1~2%로 낮은 수준”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추진한다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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