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車보험비교, 결국엔 ‘다이렉트’ 찾는다

헷갈리는 車보험비교, 결국엔 ‘다이렉트’ 찾는다

기사승인 2025-06-18 14:00:07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프리픽

자동차보험을 한 데 비교할 수 있는 비교‧추천서비스 2.0이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각 보험사의 ‘다이렉트’를 이용해야 비교가 가능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비교서비스 예상보험료가 일부 다이렉트보다 비싸서다.

가입자 “보험료 2번 비교하느라 더 헷갈려”

30대 운전자 A씨는 지난 15일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비교서비스 2.0에 접속했다. 예상 보험료는 120만원대였다. 그런데 같은 보험사 사이트에서 정보를 입력하자 예상 보험료가 100만원까지 내려갔다. A씨는 “뭐가 맞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비교서비스는 다이렉트 산출값을 그대로 가져와 타사와 보험료를 비교하는 서비스다. 이와 달리 각 보험사 사이트에서 예상보험료를 산출하고 가입하는 ‘다이렉트’는 타사와의 비교 기능이 없다. 금융당국의 추진으로 지난해 비교서비스 1.0이 출시됐고, 2.0은 지난 3월 나왔다.

특히 2.0은 다이렉트와 동일한 보험료를 강점으로 소개했다. 1.0의 부진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81만명이 1.0을 이용해 자동차보험료를 조회했으나 실제 보험가입으로 이어진 경우는 9%(7만3000명)에 불과했다. 플랫폼 수수료 영향으로 비교서비스 보험료가 다이렉트보다 높게 산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선을 거친 2.0에서도 비교서비스와 다이렉트 예상보험료는 정확히 일치하지 않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이전처럼 보험을 직접 비교해 가입하고 있다. 30대 운전자 B씨가 16일 조회한 ㄱ보험사의 예상보험료는 비교서비스에서 보험사 사이트보다 10만원 쌌고, ㄴ보험사의 예상보험료는 비교서비스에서 12만원 더 비쌌다. B씨는 “2시간 동안 비교서비스와 각 보험사 사이트를 비교해야 했다”고 불평했다.

보험업계 “보장범위‧특약 설정 따라 미세한 차이”

비교서비스로 산출되는 가격이 다이렉트와 완전히 같기는 어렵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비교서비스는 필수보장과 선택보장, 자기부담금 범위 등을 자동으로 설정해 값을 보여준다. 대중교통 등 추가 특약이 자동 적용돼 가격이 변하기도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같은 선택지를 비교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약 적용 여부를 확인하려면 별개의 정보이용에 동의해야 하는데, 정보 제공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다. 최근 비교서비스를 이용했다가 높은 보험료에 당황했다는 40대 C씨는 특약 정보이용에 동의하지 않았다. C씨는 “선택이라고 하니 굳이 동의하고 싶지 않았고, 선택해야 할인이 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소비자 불편이 이어지면서 서비스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비교서비스 이용자는 가격 민감도가 높다”며 “CM채널(다이렉트)이 가장 싸다고 판단하면 비교서비스에서는 보험사 간 차이만 확인하고 가장 싼 보험사 CM으로 가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영국의 보험비교사이트는 역경매 식으로 보험사가 가격을 입찰하면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형태”라며 “보험료가 얼마인지만 보여주는 현재 국내 비교서비스보다 새로운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