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최초 파업’…넥슨 네오플 노조, 3일간 전면 파업 돌입

‘게임업계 최초 파업’…넥슨 네오플 노조, 3일간 전면 파업 돌입

기사승인 2025-06-25 12:12:49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강남구 네오플 서울지사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넥슨 개발 자회사 네오플 노동조합이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네오플은 ‘게임 대상’을 수상한 넥슨 대표작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회사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는 25일 3일 동안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이후 조직별 순차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조정우 네오플 노조 분회장은 하루 전 열린 결의대회에서 “2주간 게임 서비스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준법투쟁이라는 가장 온건한 방식으로 우리 의지를 보였지만 회사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날 집회에는 네오플 노조를 비롯해 넥슨·넷마블·스마일게이트·엔씨소프트·웹젠 등 민주노총 화섬노조 산하 게임·IT 업계 노조 관계자 등 300명가량이 참석했다. 조 분회장은 “이 자리는 단순한 파업 결의가 아니라 게임업계 노동운동 역사에서 성과를 내도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중대한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에 돌입한 네오플 제주 본사는 ‘던전앤파이터’ PC 버전 및 차기작 ‘프로젝트 오버킬’, 액션 게임 ‘사이퍼즈’ 등 다양한 게임 개발을 맡고 있다. 네오플 서울지사에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모바일)’,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팀이 있다.

네오플 노조는 앞서 사측이 신작 출시 성과에 따라 지급해온 신규개발 성과급(GI)을 임의로 축소했다며 반발해왔다. 네오플은 지난해 ‘던파모바일’ 중국 성과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3783억원을 달성했다. 네오플 노조는 신작 출시 후 2년간 순이익에 비례해 지급하는 GI가 기존 지급액 3분의 2만 지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네오플 노조는 사측에 전년도 영업이익 9824억원의 4%에 해당하는 약 393억원을 직원들에게 수익배분금(PS)으로 분배할 것을 요구해왔다. 아울러 “네오플은 그룹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야근과 초과근로가 지속돼왔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아트 및 미디어 직군은 높은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과도한 업무로 극심한 피로도가 누적돼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네오플 평균 연봉이 2억2000만원으로 게임업계 1위였다는 보도와 관련해 노조는 “평균 계약연봉은 6000만원대로 대형 IT 기업이나 게임업계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하면서 “2024년 평균 보수가 상승했으나, 수년간 누적된 보상이 한 번에 터져 나온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일축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강남구 네오플 서울지사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이에 관해 네오플 관계자는 “해외 출시 지연을 고려한 GI 추가 지급은 넥슨 컴퍼니 내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유일한 사례”라며 “네오플에서 올해 경영진을 제외한 전체 구성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2024년 네오플 총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규모로, 네오플은 구성원들이 창출한 성과에 대한 보상을 지급해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와 별도로 올해 임금단체교섭 과정에서 기존 보상 체계에 더해 추가로 1인당 최대 3300만원 보상을 지급하는 ‘스팟 보너스’를 제안했으나 노조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임금 격차에 대해서도 네오플은 “네오플과 넥슨코리아 평균 연봉을 단순 비교하면 넥슨코리아가 소폭 높지만, 이는 넥슨코리아 구성원들의 경력 연차가 네오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인 비교”라고 반박했다. 네오플은 “동일 경력 연차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두 회사 평균 연봉은 동일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네오플은 포괄임금제 폐지 및 초과근로에 대해 정확히 보상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네오플 관계자는 “네오플은 2019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포괄임금을 폐지했고, 구성원들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선택적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업무상 발생하는 초과근로에 대해서는 1분 단위로 계산해 법정 가산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네오플 노조는 3일간 전면 파업이 끝난 이후 조직별로 일정 기간 돌아가며 파업하는 순차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업계 근로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넥슨 네오플이 처음이다. 국내 게임사 웹젠 노조가 지난 2022년 임금교섭 당시 파업을 예고한 바 있으나, 사측과 집중교섭 끝에 합의하면서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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