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면역항암제 효과 높이는 '보중익기탕'

[쿠키과학] 면역항암제 효과 높이는 '보중익기탕'

한의학연-충남대, 보중익기탕 면역세포 네트워크 작용 기전 최초 규명
전신 면역균형 조절, 통합 암치료 가능성 제시

기사승인 2025-06-30 13:24:54
보중익기탕이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통합 연구 절차.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한의약융합연구부 정미경 박사팀이 충남대 약대 박상민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한약 처방 ‘보중익기탕’이 면역세포 간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작용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기존 연구는 동물실험으로 보중익기탕이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를 조절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강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지만, 다양한 면역세포들 간 상호작용을 어떻게 조절되고 면역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조절 작용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공동연구진은 보중익기탕과 인삼, 황기, 백출, 감초 등 구성 주요 약재를 면역체계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T세포, NK세포, B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 다섯 가지 면역세포에 처리한 후 RNA 전사체 분석으로 면역세포 특이반응과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정밀 파악했다.

그 결과 CXCL9, CXCL10, IL-1β, IL-6, TNF-α 등 주요 사이토카인 발현량이 평균 3.7배 증가하고, 이를 통해 종양면역 반응에 핵심적인 T세포의 분화 및 활성화, 인터페론 반응 등 주요 면역경로가 촉진됨을 확인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 간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단백질로, 면역 반응의 시작-조절-종료 전 과정에 관여하며, 사이토카인 변화는 단일세포 수준을 넘어 면역 네트워크 전체의 조절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전신 면역 활성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또 대식세포에서는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이 증가했고, 수지상세포에서는 면역반응의 출발점이 되는 항원제시 기능이 강화됐으며, B세포에서는 T세포를 유도하는 신호 전달이 증가했다.

이런 신호들은 단순히 T세포 활성화에 그치지 않고, Th1 및 Th17 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의 분화 및 활성화를 촉진하고 면역 억제 기능을 가진 조절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조절작용을 나타냈다.

이를 토대로 보중익기탕은 단순히 종양미세환경에서 특정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것을 넘어 면역시스템 내에서 면역세포 간 신호 전달과 조절 기능을 조화롭게 활성화시켜 전반적인 면역균형 회복에 기여함을 규명했다.

전사체 및 네트워크 분석을 통한 보중익기탕의 면역조절 기전 분석.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번 연구는 전통 한약이 전신적 면역조절로 면역항암제와 병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통합 암치료에 한약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전사체와 네트워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다성분 한약처방이 면역세포 간 상호작용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며 “보중익기탕은 면역시스템 전반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잠재적 치료제로서, 현재 한·양방 공동으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임상시험도 진행해 향후 한약 중심의 통합암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디슨&파마코테라(Biomedicine&Pharmacotherapy) 7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Deciphering the immunomodulatory mechanisms of Bojungikki-tang via  systematic transcriptomic and immune cell interaction network analysis / 제1저자 김상윤, 이진무, 교신저자 박상민, 정미경)

(왼쪽부터)한국한의학연구원 이진무·정미경 박사, 충남대 김상윤·박상민 교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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