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전분기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종료 예정이던 10건의 부동산 PF 관련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1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금융권 PF 대출 현황과 사업성 평가 결과, 제도개선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권의 신규 PF 취급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요인 등으로 전분기보다 5조9000억원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조2000억원 늘었다. 정부는 수도권 등 사업성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자금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말 기준 금융권 PF대출 규모는 120조1000억원으로, 연체율은 4.49%로 나타났다. 전 분기보다 1.07%p 상승한 수준이다. 대출 잔액이 줄어든 반면 연체액은 늘면서 연체율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저축은행·여신전문·상호금융 등 중소 금융회사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28.05%까지 올랐다. 대출 잔액이 크게 줄어드는 동시에 연체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위는 ‘신사업성 평가기준’을 토대로 3월 말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전체 PF 익스포저가 190조8000억원으로 작년 12월 말(202조3000억원)보다 11조5000억원(5.7%)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의(C)·부실우려(D) 여신은 신규 연체 발생 등에 따라 지난해12월 말(19조2000억원)보다 2조7000억원(14.1%) 늘었다. 전체 PF 익스포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5%였다.

금융위는 3월 말까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23조9000억원 규모)의 38.1%인 9조1000억원을 정리·재구조화했다. 경·공매와 수의계약, 상각 등을 통해 6조5000억원을 정리했고, 신규자금 공급과 자금구조 개편 등을 통해 2조6000억원 규모의 재구조화를 마쳤다. 이에 건전성 지표인 PF 연체율은 3.0%p,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4.2%p 각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권은 ‘PF 4차 정상화 펀드’를 통해 6월 말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 PF 사업장을 정리했다.
금융당국은 1월부터 운영 중인 정보공개 플랫폼을 통해 자율매각을 유도하고 있다. 대출 약정액이 500억원을 넘는 중대형 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올해 2분기 중 추가로 3조5000억원 규모의 정리‧재구조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당국은 이로 인해 상반기까지 전체 유의·부실우려 여신의 절반 이상인 52.7%(12조6000억원)가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전문가들은 “새로운 사업성 평가기준 도입 이후 1년간의 부실 PF 정리 노력으로 부동산 PF 시장의 급격한 충격 우려는 일부 해소됐다”면서도 “지역·용도별 온도차 심화, 중소형 건설사의 유동성 애로 지속 등의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지원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PF 연착륙을 위해 올해 상반기 종료된 한시적 금융 규제 완화 조치 10건에 대해 기간을 올해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40조원 규모의 PF사업자 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공급도 이어간다. 제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신규 브릿지론 △2금융 △중소 건설사 △미분양 주택 매입 분야에 5조4천억원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비주택 PF사업자 보증(4조원) 도입을 위한 법령 개정도 추진된다.
정부는 PF 시장의 건전성 제고와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부동산 PF 건전성 제도개선 방향’은 금융·건설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유예기간과 단계적 시행 일정을 포함한 실행 방안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다. 개선 방안에는 PF사업 자기자본비율(예시 20%)을 감안한 위험가중치 및 충당금 차등화, 실제 연체율 등 리스크에 기반한 업권별 규제 정비, PF대출에 대한 거액신용 규제 도입 및 대출한도 정비 등이 담길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에도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추가 부실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실 PF 사업장에 대하여 상시로 정리·재구조화를 추진하여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