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에도 6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증가하면서 한 달 만에 수출 증가세를 회복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자동차 수출도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수출 전체를 이끌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6월 수출액이 598억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6월 최대 실적이다.
월간 수출은 2023년 10월부터 15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뒤 올해 1월 감소로 전환했다.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5월 감소로 돌아섰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를 회복한 것이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서는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49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6%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월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2월 소폭 감소(-3%)했지만, 3월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견조한 수요와 고정가격 상승 흐름에 힘입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자동차 수출도 63억달러로 2.3% 증가했다. 역시 6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에 따라 대미 수출은 줄었으나,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중고차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바이오헬스가 전년보다 36.5% 증가한 16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선박(25억달러·63.4%↑), 컴퓨터(13억달러·15.2%↑), 자동차부품(18억달러·2.4%↑) 등 15개 품목 중 6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36억2000만달러·2.0%↓)과 석유화학(33억6000만달러·15.5%↓)의 수출은 제품 가격이 연동되는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15대 품목 외에도 농수산식품(10억3000만달러·7.7%↑), 화장품(9억5000만달러·22.0%↑), 전기기기(15억8000만달러·14.8%↑)의 수출이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트럼프 관세의 직접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이 112억4000만달러로 0.5% 감소하며 보합세를 보였고, 대중 수출도 104억2000만달러로 2.7% 소폭 줄었다. 반면, 아세안 수출이 2.1% 증가한 97억6000만달러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으며, EU 수출은 14.7% 증가해 58억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밖에 인도(15억8000만달러·2.3%↑), 독립국가연합(CIS)(11억달러·18.5%↑), 중남미(24억달러·3.3%↑), 일본(25억달러·3.0%↑), 중동(19억달러·14.8%↑), 대만(43억4000만달러·31.0%↑) 등으로의 수출도 증가했다.
한편, 한국의 6월 수입액은 507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3.3%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 가스 등 수입 감소로 14.7% 줄어든 8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 등 비에너지 수입은 7.9% 증가한 421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종합한 6월 무역수지는 90억8000만달러 흑자로, 2018년 9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올해 1월 잠시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23년 6월 이후 계속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0.03%)인 3347억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HBM, DDR5 등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전년 대비 11.4% 증가한 733억달러를 기록,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자동차 수출은 하이브리드차의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관세 부과 및 미국 현지 공장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1.7% 감소한 36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상반기 대미 수출이 3.7% 감소한 622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대중 수출도 4.6% 감소한 605억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수입은 1.6% 감소한 306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278억달러로, 전년 대비 48억달러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