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도 높은 개혁을 바라는 민주당심이 ‘전광석화 개혁’을 외친 정청래 당대표 후보로 쏠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차기 당대표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누가 더 뒷받침을 잘 할 수 있을지가 권리당원들의 핵심 판단 기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9~20일 양일간 벌어진 영남·충청권 임시전국당원대회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선출 경선 누적 투표에서 정 후보는 60%대의 결과를 얻어 박찬대 당대표 후보를 25%포인트(p) 차이로 압승했다. 정 후보는 전체 유효투표수 12만1320표 중 7만6010표를 확보해 득표율 62.65%를 기록했다. 박찬대 후보는 4만5310표(37.55%)를 얻었다.
앞서 두 후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재명 정부와 뜻을 같이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 후보는 지난 19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며 “3개월 안에 개혁입법을 끝내고 개혁의 고속도로를 이재명 정부 자동차가 민생을 싣고 쌩쌩 달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파했다. 이어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내가 싸울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라’는 정 후보의 말에 반대한다”며 “대통령이 일하게 하려면 대표도 같이 일해야 한다. 지금의 3특검은 제가 원내대표 때 추진했다. 내란종식 특별법을 의원 115명 서명으로 발의했고, 조희대 대법원장, 지귀연 판사,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는 120명 넘는 서명을 모아냈다”고 맞섰다.
정치권에서는 비슷한 공약에도 정 후보에 당심이 기운 것은 정 후보가 더 일찍이 개혁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체 여론에서 (양 후보의)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꽤 차이가 났었다”며 “지금 사람들은 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못 믿는 게 아니라 여당에서도 같이 보조를 맞춰 개혁을 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후보도 내란 특별법 등을 발의했지만 정 후보가 그동안 좀 더 강도 높은 이야기들을 해 왔다”며 “‘선명성 경쟁’에서 정 후보가 좀 더 점수를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지금 민주당의 당대표 후보 기준은 누가 더 검찰·사법·언론개혁 등을 잘 할 것인지, 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누가 더 뒷받침을 잘 할 것인지가 판단 기준일 것”이라며 “현재 두 후보를 보면 공약은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는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 탄핵 국면에서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하면서 언론 개혁도 주도를 했었다. 실천으로 당원들에게 보여줬던 것이 어필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권리당원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호남·수도권(경기·인천)의 투표를 남겨두고 있어 박 후보의 역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 예정됐던 호남, 경기·인천 순회경선이 폭우 피해로 다음달 2일로 미뤄졌다”며 “현장 투표 결과도 한꺼번에 발표하는 ‘빅 데이’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원들이 가장 많은 호남과 수도권이 아직 남아 있고, 대의원 15%와 여론조사 45%가 남아 있어 (차기 당대표 투표) 결과는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