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관세협상 결과 두고 ‘핑퐁’ 신경전…“성공적 vs 사실상 손해”

여야, 관세협상 결과 두고 ‘핑퐁’ 신경전…“성공적 vs 사실상 손해”

野 “관세율 15% 일본·EU보다 더 낮췄어야”…與 “폄훼 유감”
野 “트럼프와 ‘농축산물 개방’ 말 달라”…與 “정치적 수사일 뿐”

기사승인 2025-07-31 12:23:08 업데이트 2025-07-31 21:20:59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상호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실용 외교 성과”라고 호평한 반면 국민의힘은 “과도한 금액”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여야는 관세율 15% 적용, 농축산물 추가 개방 등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관세협정이 성공적으로 타결됐다”며 “역시 이재명정부다. 국익중심 실용외교가 옳았다”라고 말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미 상호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협상 시한에 쫓겨서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 있다”라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일본과 EU(유럽연합)과 동일한 관세율 15% 적용은 오히려 ‘손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자동차 관세에서 일본과 EU는 품목별 평균 관세율은 1.94%, 기본관세 2.5%를 적용받았지만 한국은 0%였기 때문에 사실상 득이 없다는 주장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과 EU는 기존에 적용받던 것이 있고, 우리는 순수하게 15% 적용받은 것인데 동일한 한미 관세협상 이뤄졌다면 최소한 13%까지 낮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마치 안 되길 바라고 고사 지낸 것 같은 태도를 취하는 국민의힘 태도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발언은 협상단의 노고를) 폄훼하는 것”이라며 “(관세 유예 조치 종료를 이틀 앞두고) 국익이 걸린 협상을 해내며 대외적 불확실성을 해소한 협상단의 노고를 치하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향후 과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야당의 자세”라고 질타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한국이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완전히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쓴 것과 관련해서도 여야가 충돌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야당 간사인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관세 협상 메시지에 농산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농축산물 관련 논의가 없다’고 밝혔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왜 이런 해석의 차이가 있는 건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수사라 생각한다. 현재 농축산물 시장은 거의 완전 개방에 가깝다. 99.7% 개방돼 있다”라며 “(이번 관세 협상의 핵심 쟁점인) 쌀·소고기·사과 등은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거기에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쌀·소고기 등을 지켜낸 것을 두고 한우협회·농민단체 등이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왔다. 국민의힘에서도 그 정도는 충분히 높게 평가할만한데 자꾸 안 되길 바랐는데 잘 되어서 배 아픈 것처럼 표현해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대미투자 패키지 규모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며 한미정상회담 성사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금 발표된 대미투자 3500억달러 규모 자체가 산술적으로 보더라도 GDP 대비 과도하다”라며 “일본은 GDP 대비 14%, EU는 GDP 대비 7%인데 우리는 2023년 기준 GDP 대비 20.4%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 뒤 한미정상회담을 얻는 대가로 양보한 부분이 무엇인지 꼼꼼히 짚어볼 것이다. 국익 차원보다 한미정상회담 이벤트에 집중했다면 당연히 지적해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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