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는 분야는 ‘인프라’다. 인프라펀드는 보통 후순위 대출 투자에 집중하면서 일부를 에쿼티(자기자본)로 운용한다. 발생한 이자와 배당 수익은 주주에게 분배하는 구조다. 대출 비중이 크다 보니 자산의 단기성과에 덜 민감하고 안정적 현금흐름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에 국내주식시장에 상장된 인프라펀드 관련주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삼성증권은 코스피에 상장된 KB발해인프라에 대해 “후순위 대출 비중이 72%에 달해 배당 안정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1만500원으로 신규 제시했다.
KB발해인프라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수원순환도로 등 총 5개 유료도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는 후순위 대출 72%, 주식 28% 비중이다. 2006년 민간투자법에 따라 설립된 이후 20년 이상 운용 중이며 그간 의정부경전철·부산김해경전철·군장항 잡화부두 등 3개 자산에서 투자금을 회수했다. 설립 초기에는 연기금과 보험사가 주요 주주(LP)였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 팀장은 “지난해 8월 메인 자산인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1150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율이 40.9%에서 50.2%로 올라 지배력이 강화됐다”면서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연 10.3~10.5% 금리의 이자 수익이 배당의 핵심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금은 차입을 활용했지만 이후 상장(IPO)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상환을 마쳤다”며 “분배금은 매년 6월과 12월, 연 2회 지급한다”고 말했다.
현재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는 후순위 대출 원금 상환이 시작됐고 이는 차입금 상환과 신규 투자 재원 마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는 주주 배당으로 환원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B발해인프라가 운영 중인 5개 유료도로의 교통량과 통행료 수입은 연 1~3%의 성장세를 꾸준히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안정적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신대구부산고속도로와 수원순환도로는 당초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의 교통량과 통행수입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재무 여력도 넉넉하다. 민간투자법상 자본금의 30%까지 차입이 가능한데 현재 기준 차입 여력은 약 2480억원이다. 이 가운데 1600억원은 추가 차입이 가능한 상태다. 이경자 팀장은 “향후 정부의 민간투자 활성화 법안이 통과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세제 혜택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정부는 지난 2021년 말 인프라펀드 투자자에 대해 1억원 한도의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했다. 당초 2024년 말 일몰 예정이었지만 최근 세제 개정안에 따라 2028년 말까지 3년 추가 연장됐다. 투자자는 투융자집합투자기구 전용 계좌를 통해 1억원 한도 내에서 1년 이상 투자 시 배당소득에 대해 15.4%의 저율 분리과세 적용 받을 수 있다.
이 팀장은 “최근 검토하는 자산은 GTX-C 사업과 재생에너지 분야”라며 “GTX-C의 경우 KB금융그룹 계열사가 공동 참여해 딜 추진력과 구조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계 평균 상장 리츠·인프라펀드 배당수익률은 6.9% 수준인데 KB발해인프라는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낮은 차입비율에도 업계 최대 수준 배당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KB발해인프라는 오는 29일 상반기 분배금으로 주당 325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기관 투자자들 역시 인프라펀드에 대한 관심이 크다. 국내 대체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 운영에 대한 수익이 나면 배당을 해주는 구조다. 보통 30년씩 협약하고 운영하니 안정적인 캐시프로우가 생긴다”면서 “상장주식이라 매도해서 시세차익을 낼 수 있고 통행수입이 안나와도 나라에서 수익을 보전해주니 안정성도 갖췄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장기적으로 분산투자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특히 세제혜택까지 있어서 일부 편입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KB발해인프라는 지난 3월 7070원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이날까지 19.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