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의 인문학기행] 이탈리아, 서른두 번째 이야기
세나토리오 궁전의 왼쪽으로 돌아 경사로를 내려가다 보면 도로바닥에 놓인 쇠로 만든 맨홀 뚜껑에 SPQF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정치이념이라고 한다. 라틴어로 Senatus Populusque Romanus의 약자로 ‘로마의 원로원과 대중’을 뜻한다. 고대 로마 공화정 시기의 정부를 이르는 말이었다. 로마 제국의 시절에도 요인들의 연설문, 역사서를 비롯해 정치, 법, 역사 등의 문헌 곳곳에 등장할뿐더러, 동전을 비롯해 돌이나 금속으로 새긴 국가 비문의 마지막에서도 볼 수 있다. 파시스트 정권을... [오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