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식 취임 ‘D-1’…어떻게 진행하나?

오바마 공식 취임 ‘D-1’…어떻게 진행하나?

기사승인 2009-01-19 18:00:02

[쿠키 지구촌] 다음달 12일은 노예 해방의 주인공인 제16대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탄생 200주년. 제44대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인 19일은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은 링컨과 킹, 이 두 사람의 역사를 오가며 만들어지고 있다. 링컨이 오바마의 역할모델이라면 킹은 그의 출발점이자 지지 기반이다. 17일 링컨의 발자취를 따라 ‘통합열차’를 타고 워싱턴에 입성하며 ‘링컨의 적자’임을 선언한 오바마는 취임식 곳곳에도 링컨의 흔적을 숨겨뒀다.

◇취임식 어떻게 진행되나=취임식 당일인 20일 오바마는 백악관에 인접한 성요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어 백악관으로 돌아와 모임을 가진 정·부통령 당선자는 차량으로 의회의사당까지 이동해 11시46분 무렵부터 부통령, 대통령의 순서로 링컨이 사용했던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한다.

취임 선서를 진행하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예전 오바마의 상원의원 인준에 반대표를 던졌던 악연의 주인공이자 하버드 로스쿨과 법대 학회지 ‘하버드 로 리뷰’의 선·후배간이기도 하다.

선서 후에는 의사당 동편 계단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등 이임하는 전임자들이 헬리콥터로 고향으로 출발하는 장면을 지켜본다. 전직 대통령의 헬리콥터 귀향은 1977년에 시작된 관행이다. 이어 신임 정·부통령 부부는 상·하원 초청으로 의사당 조각홀에서 오찬을 갖는다. 메뉴는 링컨이 즐겨 먹었다는 해산물과 오리고기, 꿩고기 등.

취임식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3번가에서 시작되는 카퍼레이드다. 예상 축하 인파는 최소 20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과거 최대였던 1961년 린든 존슨 대통령 취임식 때의 120만명을 2∼3배 상회할 전망이다.

1만3000여명이 참가하는 초대형 퍼레이드를 통해 오바마는 연방수사국(FBI), 국립예술관, 상무부, 재무부 등 즐비한 정부 건물을 거쳐 백악관 앞에 도달한다. 퍼레이드가 끝나는 시점은 오후 3시 전후가 될 예정이지만 오바마의 대통령 공식 임기는 이날 낮 12시에 시작된다.

역대 취임식이 다 워싱턴에서 열렸던 것은 아니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취임식은 1789년 4월30일 뉴욕에서 거행됐다. 당시 135단어의 짧은 취임사를 남겨 최단 취임사의 주인공이 됐다. 1865년 링컨은 흑인을, 1917년 우드로 윌슨은 여성을 처음 퍼레이드에 참석시켰다.

한편 희귀암에 걸려 투병 중인 제이미 마르티네스(44) 육군 중령이 취임식에서 국기 운반 등의 의전과 군중안전을 담당하는 대대를 지휘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최근 뉴욕 허드슨강에 여객기를 비상착륙시켜 155명의 인명을 구한 ‘허드슨강의 영웅’ 체슬리 슐렌버거 3세(57)는 오바마로부터 직접 취임식 초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사 어떤 내용 담을까=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기조연설 한 번으로 일약 전국적 정치스타로 떠오른 오바마에게 연설은 누구보다 자신있는 분야.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큰 게 사실이다.

역대 명연설로는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두에게 선의를(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1865년 링컨)”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We have nothing to fear but fear itself·1933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라(1961년 존 F 케네디)” 등이 꼽힌다. 측근들을 통해 조금 알려진 취임사의 핵심 주제는 ‘책임감’이 될 전망이다.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서 “책임감을 존중하는 미국식 가치의 회복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고,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도 폭스TV를 통해 “미국을 제 궤도에 되돌려놓기 위해 우리 모두 기여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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