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축제는 끝났다. 백악관 책상 위에 놓인 건 경제위기와 두 건의 전쟁. 취임식날 폭락한 주가는 신임 대통령의 어깨에 놓인 무거운 과제를 암시했다.
전 세계의 환호 속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오벌오피스에서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취임 이틀째를 맞은 ‘대통령 오바마’의 첫 일정은 안보와 경제 관련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팀과 경제팀 관료들을 각각 소집해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황과 8000억달러 경기부양책 의회 통과 문제 등을 토의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부시 흔적 지우기=취임선서 후 잠시 백악관에 들렀던 오바마 부부는 20일 오후 8시30분 무렵부터 21일 오전 3시까지 6시간여동안 워싱턴 곳곳을 돌며 10건의 축하 무도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축제 와중에도 전임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이날 오후 공식 업무 시작 후 몇시간 만에 오바마는 쿠바 미군기지 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고, 진행 중인 관련 사건 21건의 재판을 120일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인권침해 논란을 일으킨 ‘부시의 상징’이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수감 중인 248명의 신병 처리가 이뤄져야 해 실제 폐쇄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바마는 또 램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을 통해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가 남기고 떠난 규정을 전면 유예하는 문건을 산하 부서와 정부기구에 보냈다. 부시와 함께 사라질 규정은 국립공원 무기 소지 허용안 등이다. 통상 신임 정부는 정권 인수기간 중 통과된 ‘야반규정(midnight regulations)’을 재검토하는 조치를 취한다.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과 아니 덩컨 교육장관 등 상원이 20일 통과시킨 7명의 내각 후보자도 이날 공식 임명됐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가 후임을 위해 오벌오피스의 ‘레졸루트 데스크’ 첫 번째 서랍에 남겨놓은 메모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백악관의 변신=워싱턴포스트는 ‘과거로부터의 단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 정부 하에서 극적으로 달라질 백악관을 예상했다. 변화는 새 단장한 공식 웹사이트에서 먼저 감지됐다. 취임식날 낮 12시1분을 기해 대대적 개편이 이뤄진 것.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역대 대통령 부부에 대해 솔직하고 직설적인 소개글이 단연 화제가 됐다. 부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후하게 평했다.
“백악관 인턴과의 경솔한 행동으로 미 역사상 두 번째로 탄핵당한 대통령”(빌 클린턴) “유능하고 따뜻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애썼으나 실패”(지미 카터) “퍼스트레이디로서 한 활동이 많은 논란을 낳았다”(힐러리 클린턴) “9·11테러 후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전례없는 노력을 기울였다”(부시) 등의 글이 올라왔다.
매콘 필립스 백악관 뉴미디어 국장은 “새 사이트가 새 정부와 국민을 연결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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