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이 광명성 2호 발사를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이유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8년 광명성 1호(대포동 1호)를 발사할 당시 북한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2일 “과거에는 김정일 체제 1기 출범 축포라는 대내적 목적이 컸다면 올해는 대미 협상이라는 대외적인 목적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98년 북한은 7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9월 대의원 전체회의 중간 시점인 8월 광명성 1호를 쏘고 대대적인 내부 선전을 했다.
올해도 3월 대의원 선거와 다음달 전체회의를 앞둬 대내적으로 김정일 3기 체제를 축하하는 의미가 있긴 하다.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대미 협상을 통해 북미 관계를 개선해야하는 대외적 과제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북·미 대화에 적극적 의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을 압박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사전 예고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면서도 비난은 피해가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등은 북한의 위성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미국과 일본도 발사시 요격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우주탐사를 위한 국제조약에 가입하고 위성 발사 관련 자료를 국제 기구에 제출해 분위기 반전을 유도하고 있다. 북한은 준비 중인 우주발사체가 평화적 목적을 위한 인공위성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위성 발사를 국제 사회로부터 용인받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평화적 우주이용권을 부각해 미국과 일본 등의 요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를 피해가는 명분을 쌓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니스 블레어 미 정보국장의 11일 인공위성 인정 시사 발언을 볼 때 이런 북한의 전략이 어느정도 먹혀든 것으로 해석된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인공위성 발사를 최대한 선전하는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발사 과정 공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8년 북한은 위성의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그동안 상당한 인공위성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과 미사일 발사 기술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란이 지난달 초 자체 개발한 로켓 사피르 2호로 인공위성을 쏘는 데 성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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