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전국 약학대학이 6년제 전환을 위해 2011학년도부터 편입 전형으로만 학생을 선발키로 하면서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매년 전국 약대 한 학년 전체 편입생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학년도의 경우 신입생 선발 없이 1400여명에 달하는 정원을 모두 편입생으로 채워야 한다.
일선 대학들은 약대에 진학하려는 편입생 때문에 편입 도미노 현상이 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22일 "약대 편입이 시작되면 약대 편입생 때문에 일반학과까지 정원 미달이 우려돼 현행 학사편입만 가능하도록 된 제도를 일반 편입도 허용하는 게 어떠냐는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약대 편입 제도로 약대 정원만큼 타 학과 정원 공백이 발생하면 그 다음해에 편입 정원을 그만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약대가 없는 학교의 고민은 더욱 크다. 연세대 자연대의 한 관계자는 "2011학년도부터 대규모 인원의 약대 편입이 가능해지면 자연계열의 우수 학생이 타교로 빠져나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선 편입학원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대학 편입을 준비하는 사설학원이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 때문이다. 약대 편입 전문학원 팜메디스쿨 주시몽 대표는 "약대 편입시험(PEET)을 상담하기 위해 찾아오는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80% 늘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학원 PMS의 김정현 대표도 "약대 편입 준비생이 지난해보다 50%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고민에 비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교과부 측은 "편입 도미노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며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아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편입 문제와 함께 4년 뒤 있을 신규 약사 수급 문제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국 약대는 2011학년도 편입생 선발 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2009학년도와 2010학년도에는 신입생과 편입생을 모두 뽑지 않기로 했다. 2008학년도에 입학한 신입생이 4학년이 되는 2011년까지 기다려 기존 학생과 편입생 간 학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다.
서울대병원 송인자 약제부장은 "종합병원은 24시간 운영하는 병실약국을 운영하고 연봉도 제약회사에 비해 적다"며 "그렇지 않아도 약사들이 지원을 꺼리는데 4년 뒤 2800여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는다면 신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약사회 진윤희 홍보팀장도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무자격자가 약을 조제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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