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대 교수와 직원도 경쟁 체제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서울대는 23일 ‘법인화 방안 연구보고서’ 초안을 발표하고 법인화 이후 교수 임금체제를 연봉제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승진 체계도 대폭 바꿔 일반 직원이 부총장급까지 올라가는 것도 가능케 할 예정이다.
초안이 확정될 경우 현재 호봉에 따라 일정한 임금을 받는 교수들 중 뛰어난 연구실적을 보인 교수는 총장 임금 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게 가능해진다. 서울대 측은 “해외 석학 교수들도 총장의 몇 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에 대해서도 업무성과에 기초한 인센티브제, 고위직책에 대한 내부공모제 및 개방형 경쟁시스템 도입을 고려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또 교수평의원회에서 총장을 선출하는 현행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이사회와 총장추천위원회가 총장을 선임토록 할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총장 직선제 폐지로 총장의 권한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총장 선임 뿐 아니라 대학 각 기구의 실적을 모니터링하는 막강한 권한도 쥐게 된다.
서울대는 2025년까지 세계 10대 대학에 진입하고, 현재 40명에 불과한 외국인 전임교수의 수를 900명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아울러 지난 연말 기준 전체 교원의 73.4%를 차지했던 시간강사 비율을 대폭 낮출 계획이다. 외국인 유학생 비율도 아시아 대학교 중 최고 수준인 30% 이상으로 늘리고, 외국어로 진행되는 강의 비율도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전체 대학원생 중 90%에 이르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서울대 법인화안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1년 예산만 해도 서울대가 목표로 하는 세계 10위권 대학은 서울대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높다. 일본 도쿄대는 1조8652억원, 미국 하버드대는 2조8000억원 정도지만 서울대는 866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다른 대학과의 형평성이 지나치게 어긋나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는 국방부와 소유권 분쟁 중인 서울 을지로 5가 토지(1만2000여평)를 개발할 경우 1조원 상당의 재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다. 서울대는 26일 공청회와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6월쯤 법인화 방안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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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