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지난 주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의 조지메이슨대학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부스 밖까지 긴 줄을 만든 것은 놀랍게도 중앙정보국(CIA)이었다. 고문과 인권침해 논란 때문에 ‘공공의 적’으로 취급받는 CIA가 취업시장에선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이다. 환경보호국(EPA)과 국방부 등 이웃한 연방정부 부스들도 성황을 이뤘다.
실업률이 8%를 웃도는 극심한 경기침체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워싱턴 신(新) 권력의 매력이 취업연령인 20대 사이에서 공무원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 2년간 정부에서 일할 기회를 주는 ‘대통령관리펠로우십(PMF)’ 신청자는 올해 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40%나 증가해 역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이클 오렌스타인 연방 인사관리처(OPM) 대변인은 “연방 정부 차원의 통계는 없지만 취업 지망생들 사이에서 공무원직의 인기는 틀림없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지난 1월 비영리단체 공공서비스파트너십과 취업조사기관 우니베르숨의 공동조사 결과,전체 46가지 직업군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공무원으로 나타났다. 260가지 직업 중 상위 15위에 속한 것은 국무부(5위), 평화봉사단(8위), 항공우주국(NASA·9위), CIA(12위), 연방수사국(FBI·14위) 등 5곳. 15위권에 CIA, FBI 2곳만 올랐던 2005년과 비교해서 대단한 약진이다.
인기 비결로는 안정성과 덜 살벌한 직장 분위기, 각종 복지혜택 등이 꼽혔다. 조지워싱턴대 4학년인 스테파니 카코모(24)는 “민간부문처럼 큰돈을 벌 수는 없지만 은퇴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오바마 효과’였다.
앨런 모어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오바마에 영감받은 젊은이들이 돈버는 것 말고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오바마의 취임이 공무원을 다시 ‘쿨’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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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