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이 경수로발전소 자체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경제적 지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핵개발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더 짙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14일 성명에서 "주체적인 핵동력공업구조를 완비하기 위하여 자체의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6자 회담 불참을 선언했다. 자체적으로 핵에너지를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한 국방전문가는 "현재 북한의 기술 수준으로 볼 때 단기간 자체 경수로발전소 건설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경수로 기술력이 매우 낮은데도 6자회담의 핵심 대가인 경수로를 북한이 먼저 거론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경수로를 협상 의제로 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고 그 '선물'로 제시된 경수로도 받지않겠다고 동시에 선언함으로써 협상의 배수진을 치고 6자회담 당사자들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경수로발전소 자체 개발은 역설적으로 가장 원하는 것이 경수로라는 뜻이고, 자체 경수로 개발을 통해서라도 핵개발을 강행하겠다고 국제 사회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 전기 생산이 아니라 경수로 건설을 명목으로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가동이 중단된 영변 원자로는 천연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사용 후 핵연료에서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반면 경수로는 저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농축 시설만 갖춘다면 우라늄 농도 90% 이상의 무기급 고농축우라늄도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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