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유씨의 상황에 대해서 특별히 말할 사안이 없다”며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방북해 북측에 문제를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당분간 개성에 체류키로 했다. 유모씨 석방을 위해 지난 9일부터 매일 방북했지만 북측의 반응이 없어, 대북 요청 수위를 높이기로 한 것이다.
문무홍 개성공단관리위원회의 위원장도 18일 오전 방북, 유씨 신병 문제를 놓고 북측 당국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과 협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평양 주재 중국공관 등을 통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해 유씨 석방을 위해 정부가 물밑 접촉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통일부는 공식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주말을 고비로 상황이 해결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15일로 예정됐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발표를 미룬 것은 남북관계를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최대 명절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이 15일이었기 때문이다. 북측이 이에 대한 화답이나 면피 차원에서 주말 전후로 접견 등을 허용할 수도 있다.
사태 장기화는 북한에게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북한에게도 부담”이라며 “북한이 유씨를 풀어줄 때 그를 오랫동안 붙잡은 합당한 이유를 대야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유씨 조사 명목으로 체제 비난과 탈북 책동을 들었으나 유씨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 유씨의 석방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PSI와 유씨 문제를 연계시키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PSI 전면 참여를 발표할 경우 북한이 유씨 문제와 개성공단에 부정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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