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개성접촉, 무슨 얘기 오갈까

남북간 개성접촉, 무슨 얘기 오갈까

기사승인 2009-04-19 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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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남북 당국자들이 개성공단에서 접촉을 갖게 됨에 따라 경색된 남북관계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대화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북의 대화 제의가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접촉으로 남북이 서로 냉각기를 갖고, 의외의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다.



◇개성공단 문제로 한정?=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9일 "북측은 개성공단 사업 관련이라고 했고, 우리 측은 국민의 신변안전과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이 관심이어서 이런 문제들이 의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접촉에서 대화가 개성공단 운영 문제로 한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북측은 억류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44)씨 신병과 관련된 조치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다.또 북측이 유씨 조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개성공단 운영건을 걸고 넘어질 수도 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유씨를 조사한 결과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그의 처리를 위해 남측에 협의를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PSI는 언급하지 않은 채 유씨건을 빌미로 상주 직원 수를 대폭 줄이거나 출입 횟수 등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통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볼모로 PSI 참여 막나=북한이 남측에 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은 16일이다. 우리 정부가 15일로 예정됐던 PSI 전면 참여 발표 일정을 미룬 바로 다음날이다. 북한은 또 회담 날짜를 21일로 정해 5일간의 여유를 뒀다. 그 사이 북 총참모부는 18일 PSI 전면 참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PSI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발표 시기만 저울질하던 우리 정부의 흐름을 끊은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유씨 신병 처리와 개성공단 운영을 지렛대로 우리 정부의 PSI 참여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우리 정부가 PSI에 전면 참여하면 공단 폐쇄도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남북관계 분기점=이번 접촉은 현 정부 이후 북측의 첫 제안이란 점에서 북한의 대남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북한의 '통미봉남' 기조 변화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개성공단 운영 제한과 서해도발 등 대남 압박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끄는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북측과 대화를 통해 유씨를 무사히 인도받고 PSI 참여 발표를 유예할 경우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극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이 유씨 신병 인도와 PSI 전면 참여 유예 등을 '주고받기'할 경우 새로운 국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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