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지난 21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 접촉에서 북측 대표는 이영호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총사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총사장은 대남 경협을 사실상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인물이어서 북한이 지난번 접촉에서 당초부터 개성공단 문제를 통보하려 했으며, 앞으로 이뤄질 남북 당국자간 만남에서도 경협이 주된 이슈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남북 당국자간 접촉시 북측 대표는 이영호 민경련 총사장이었다"며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제1국장 등 다른 인사 2∼3명도 모두 남북 경제협력 관련 직위에 있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남측과의 접촉에서 개성공단 관련 사안으로 의제를 한정키 위해 경협 관련 인물로 대표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경련은 남북 경협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북측 최고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민족경제협력위원회가 폐지된 것으로 추정되며, 민경련 총사장이 사실상 대남 경협을 실무적으로 총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있을 남북 접촉에서 개성공단을 포함한 경협으로 의제를 한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북측 대표단은 지난 21일 개성공단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44)씨 석방 요구에 대해 "이번 접촉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유씨 접견 및 석방 등 개성공단 외 사안에 대해서는 북측 대표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북측은 지난 21일 우리측에 전달한 통지문에서 "남측이 이번 통지에 대해 또 다시 얼토당토않게 헐뜯으면서 사태를 악화시킬 경우 그에 상응한 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며 그로부터 초래되는 모든 후과에 대해서는 남측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지문에 따르면 북측은 개성공단과 관련한 특혜 재검토 방침을 밝히며 그 책임을 우리 정부에 전가했다. 그러나 북측은 "앞으로도 개성공업지구 사업이 원만히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개성공단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북측은 또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접촉 날짜를 알려달라"고 구두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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