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회복에 유럽이 걸림돌?”…美 언론 경고

“세계경제 회복에 유럽이 걸림돌?”…美 언론 경고

기사승인 2009-04-24 17:38:01


[쿠키 지구촌] “유럽의 경기 침체가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18조4000억달러 규모로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유럽연합(EU)의 부진이 세계 경제회복에 복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의 우울한 풍경=22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는 위기 탈출의 장애물이 신용위기의 진앙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U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4%로 미국(-2.8%)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권인 독일의 경제규모는 1분기에 벌써 3.3%나 축소됐다.

현지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6%를 기록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의 국가 부채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 은행권의 부진도 마찬가지다. 2007∼20010년 영국을 제외한 유럽 은행들의 부실상각 예상액은 1조1100억달러로 미국의 1조5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부실 처리도 늦어져 현재까지 이뤄진 상각액은 17%. 미국 은행의 50%에도 못미치고 있다. 은행의 부실은 실물경제로 전이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손실이 커진 은행이 돈줄을 틀어쥐면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능한 유럽의 회복=유로존(유로화를 쓰는 경제권)의 지난달 경제 위축 규모는 전달인 2월에 비해 줄어들었다.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회복의 신호는 미국과 아시아에 비해 현저하게 약하다.

정책 실패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각국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에 소극적으로 대응, 더 큰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10월 4.25%에서 1.25%로 금리를 인하했지만 사실상 제로(0) 금리인 미국에 비해서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규모의 경우에도,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해 국내총생산 대비 3.4%와 1.3%에 불과해 미국(4.8%)과 중국(4.4%)에 훨씬 못미친다.

동유럽 투자도 혹 덩어리다. IMF는 유럽은행들의 동유럽 등 신흥시장 손실이 2010년까지 1조7200억달러를 기록해 미국, 아시아 은행들의 4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EU 소속의 27개 정부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약점이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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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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