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어깨는 사람의 관절 중에서 가장 운동 범위가 크다보니 무리하다가 탈도 많이 생긴다. 문제는 어깨가 아픈데도 나이탓으로 생기는 오십견이려니 여기고 치료하지 않고 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부천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문홍교 과장은 26일 “최근 테니스 골프 야구 등 팔을 어깨 위로 들어올리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어깨 질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며 “어깨 통증이 지속되면 관절 힘줄 등에 문제가 없는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를 많이 쓰는 젊은층에게는 ‘상부관절 와순 파열’이나 어깨 탈구, 어깨 충돌증후군 등이 흔히 발생한다. 관절 와순은 관절을 이루는 어깨뼈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 연골로, 어깨와 팔꿈치 사이 큰 뼈인 상완골이 어깨뼈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어깨를 부딪쳐 다치거나 팔을 짚은 채 넘어질 때, 공을 무리하게 던지거나 팔을 머리 위로 휘두르는 동작을 반복할 경우 파열될 수 있다. 관절 와순이 파열되면 옷을 머리 위로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어깨 탈구는 관절 와순이 파열돼 상완골이 어깨뼈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다. 젊은 나이에 어깨가 자꾸 빠지면 주위의 인대나 신경 등이 손상받아 탈구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뿐 아니라 나이들면서 관절염 등 각종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팔을 어깨 높이 이상 들어 올렸을 때 아프거나 어깨 속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어깨 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어깨 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과 팔 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 견봉과 어깨힘줄(회전근개)이 충돌해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낮보다는 밤에 아픈 경우가 많고, 아픈 쪽으로 누워 자기가 힘들다.
중년 이후 어깨통증의 3분의 2 이상은 회전근개 파열이 원인이다. 오십견(유착성 관절막염), 석회화 건염 등 다른 어깨질환과 혼돈되기 쉽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을 말한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져서 아무리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아프더라도 억지로 팔을 올리면 올라가고 특정 동작에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다르다. 문 과장은 “오십견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호전되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치료하지 않으면 끊어진 힘줄이 계속 말려들어가 지방으로 변하고, 신경까지 손상돼 팔을 못 쓰게 될 수도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회화 건염은 회전근개에 석회질이 생기는 병으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통증이 심한게 특징이다.
대부분의 어깨질환은 수술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다. 피부에 5㎜ 정도 구멍을 뚫고 수술 도구를 관절 내에 집어넣어 찢어진 힘줄이나 손상된 조직을 복원하므로 출혈이나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관절내시경은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 같은 정밀검사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병의 진행 상태를 직접 살펴보며 치료 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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