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 정부의 메시지는 한 가지다. 은행에는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만 손실은 감당할만한 수준이다.” 미국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6일 뉴욕타임스에서 이렇게 요약했다.
지난 2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19개 대형은행의 자본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계획을 발표한 뒤 3개월간 월가에는 갖가지 살생부가 난무했다. 하지만 공식 발표(7일 오후 5시·현지시간)를 하루 앞두고 미 언론에 공개된 은행들의 성적표는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것이었다. 4개 은행에 자본 확충 권고가 내려졌지만 주식 전환이나 민간 투자로 충당이 가능한 규모였다. 모두에게 생존 가능 평가가 내려진 셈이다.
보도는 조금씩 엇갈리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웰스파고, GMAC, 씨티그룹은 ‘자본 확충 필요’ 그룹으로 분류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OA는 340억달러, 웰스파고 150억달러, GMAC 115억달러, 씨티 50억달러를 각각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 보유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되기 때문에 정부의 추가 투자는 필요치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BOA는 250억달러 상당의 정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키로 이미 발표한 상태다. 이렇게 될 경우 정부는 BOA 지분 36%를 소유하게 된다. 씨티의 경우에는 민간으로부터 50억달러를 확충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합격그룹에는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캐피털원, 뱅크오브뉴욕멜론, 메트라이프 등이 포함됐다. 가이트너 장관은 TV 인터뷰에서 “19개 은행 중 어떤 은행도 파산 위험에 처해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부실 테스트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제 주간 포브스는 이번 테스트가 “정부, 은행간 밀실 협상을 통해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적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도 “모든 이가 통과하도록 고안된 테스트”라며 “어느 은행이 정치력이 더 센지를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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