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도서관 책이 그림의떡?

대학 도서관 책이 그림의떡?

기사승인 2009-05-09 03:05:00

[쿠키 지구촌]요즘 영국 옥스퍼드대 학생들에게는 수수께기 하나가 생겼다. 도서관 서가 꼭대기에서 책을 빼는 것. 사다리만 있다면 누구나 해낼 이 단순한 일이 절대 성공하지 못할 ‘미션 임파서블’이 됐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8일 옥스퍼드대 학생들이 도서관 서가에 진열된 책을 대출하지 못해 80마일(약130㎞) 떨어진 런던까지 여행하게 된 황당한 사연을 소개했다. 이유는 사다리에 있었다. 유서 깊은 보들리 도서관 서가 꼭대기에 있는 고서를 빼려면 접사다리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의 보건 및 안전부는 2주 전 안전상의 이유로 사다리 사용을 금지했다. 그렇다면 책을 아예 낮은 서가에 옮겨놓으면 될 일이지만 그것도 용이하지 않았다. 대학측이 “책이 있던 역사적 위치를 바꿀 수 없다”며 재정리마저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높은 서가의 책은 ‘그림의 떡’이 된 것이다.

예술사를 전공하는 켈시 윌리암스(21)는 최근 아서 존스톤의 책을 신청했다가 도서관측으로부터 “사다리를 이용할 수 없어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그녀는 이 책을 빌리러 런던도서관까지 다녀와야 했다. 윌리암스는 “도서관에 갈 때마다 책을 볼 수 있는데 그걸 빌리기 위해 하루를 허비해야 했다. 이건 미친 짓”이라며 불평했다. 기사를 읽은 네티즌들도 “400년간 사용해온 사다리를 금지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 영국이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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