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재편 회오리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재편 회오리

기사승인 2009-05-12 20:20:01


[쿠키 경제] 국내 자동차 시장 재편의 시곗바늘이 움직인다.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 상황이나 국내 시장 규모, 개별 업체의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2∼3년 내에 현재의 5개 완성차 체제는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후 '1강 1중 1약' 혹은 '2강'의 새로운 구도가 등장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자동차 내수 규모가 지난해보다 9.1% 줄어든 105만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12일 내놓았다. 1998년 78만대 이후 최저치다. 완성차 5개사는 더욱 작아진 파이를 놓고 다투게 됐다.

내수 규모가 260만대인 프랑스도 자동차 업체가 2개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규모가 작은 시장에서 5개 메이커의 존재는 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현대·기아차가 80%를 차지하는 구조는 산업 경쟁력 강화나 소비자 서비스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경부도 지난 1월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서 국내 자동차 5사 중 '글로벌 5대 기업' 1개사를 포함해 3개사 정도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곧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물러섰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데 공감한다.

무엇보다 쌍용차는 독자 생존력을 잃었다. 파산 혹은 3자 매각만 남은 상황이다. 최근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실사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이는 대규모 감원 등이 실현됐을 때를 전제로 한 것이다. GM대우는 자체 기술력을 갖췄지만 본사 상황에 따라 미래가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쌍용차와 GM대우를 하나로 묶는 방법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쌍용차의 레저용 차량(RV) 라인업과 GM대우의 소형차군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데다 인수·합병(M&A) 이후 추가적 비용 부담을 줄여준다. 용대인 한화증권 수석연구원은 "두 회사를 합쳐야만 매력있는 매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두 회사는 모두 산업은행이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고, 산은은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 산은은 지원의 대가로 GM대우 지분 추가 매입을 추진 중이다. 산은이 주도해서 두 회사를 합병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국영기업 형태로 회생시키던 지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매각을 타진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물론 GM이 소형차 부문에 강점이 있는 GM대우를 내놓을 리 없고 GM대우가 떨어져 나왔을 경우 해외판매망이 유실된다는 우려도 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원은 "GM이 단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2∼3년 뒤 소형차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면 GM대우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르노삼성은 일단 버텨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제품 라인업이 빈약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모기업인 르노-닛산의 글로벌 전략상 주력부대는 아니더라도 보조부대로서 효용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어떤 식으로든 향후 2∼3주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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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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