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정부수립후 전직 대통령은 모두 9명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60년 4·19 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망명한 뒤 하와이에서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반(反) 유신 활동을 이유로 세차례나 법정에 섰다. 18년 철권통치를 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79년 10월26일 최측근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쓰러졌다. 80년 신군부에 의해 8개월만에 하야한 최규하 전 대통령은 말년을 자택에서 칩거했다.
민주화 이후에는 후임 정권이 전임 정권을 단죄하는 역사가 반복됐다. 문민정부 시절에는 5·18 민주화 운동 등 ‘역사 바로세우기’ 바람이 불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년 가량 복역한 뒤 사면됐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외환위기 책임론과 관련,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서면 조사를 받았다. 참여정부 초반에도 대북송금 특검 수사가 진행돼 박지원 전 장관 등 전 정부 핵심 측근이 줄줄이 사법처리 됐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소환을 면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7월 청와대 기록물 유출 사건으로 시작해 최근 박연차 수사까지 진행되다 노 전 대통령의 투신으로 막을 내렸다. 낙향해서 평범한 농민으로 살겠다던 노 전 대통령의 소망은 전직들의 운명처럼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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