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 미네소타주 마칼레스터 칼리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는 알렉스 리브먼은 최근 3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캘리포니아주 ‘풀 벨리 농장’ 일꾼으로 뽑혔다. 그는 농장일을 위해 1년간 휴학계를 냈다.
그는 “아프리카 빈민 구제나 정치 개혁은 모르지만 적어도 농장에서는 노동의 대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나는 매일 아침 들판에서 신념을 실천하는, 지극히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문예창작을 전공하는 대학생 지나 런폴라도 얼마 전 20명이 넘는 경쟁자를 제치고 뉴욕주 낙농장에 양과 염소를 돌보는 일꾼으로 채용됐다. 등록금이 싼 대학으로 편입을 고려중인 그녀는 “숙식을 공짜로 해결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리브먼과 런폴라 사례는 미 대학생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는 농촌활동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농업 개혁과 일자리를 열망하는 미국 대학생들이 농장으로 밀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농활 인기는 불황과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대학생들은 불황으로 도시 서비스업이 무너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학비와 생계비가 급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보수는 적지만 생활비가 싼 농장쪽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한몫했다.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류(類)의 고발서를 통해 대규모 농업의 폐해를 배운 대학생들은 돈 벌면서 환경운동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농장일을 사회저항운동의 현장으로 여기고 있다.
메인주 ‘유기농농부와 정원사연합’ 인턴 신청자는 지난해까지 연간 75명 안팎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200명을 넘어섰다. 싸고 의욕적인 일손을 찾는 중소 농장의 반응도 좋다. 전미지속가능농업정보서비스에는 올들어 1400개 농장이 인턴 채용을 요청했다. 2년 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의욕이 앞서는 ‘하얀 손’의 대학생들과 진짜 일꾼이 필요한 농장주 관계가 늘 원만한 것은 아니다. 최근 플로리다주에서는 대학생 일꾼이 농장주의 합법적 항생제 사용을 고발하면서 분쟁이 벌어졌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릭과 크리스티 놀 부부는 “이들은 대부분 특권계층으로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길 원할 뿐”이라며 농장일보다 대학생 일꾼이 더 큰 일거리라고 불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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