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철수 도미노’ 가시화되나

개성공단 입주기업 ‘철수 도미노’ 가시화되나

기사승인 2009-06-10 00: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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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철수 도미노'가 나타날 것인가. 공단 가동 이후 처음으로 전면 철수를 결정한 기업이 나오면서 영세업체를 중심으로 철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9일 입주 기업의 영업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긴급 운영 자금 300억원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통일부에 접수시켰다. 오는 11일 열리는 남북 간 개성 실무회담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철수를 공식 결정한 기업은 스킷넷 외에 없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측도 "현재로선 철수를 결정한 기업은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협회 측이 밝혔듯 '현재로선'이라는 단서를 감안할 때 상당수 기업들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로 철수하거나 제3국가로 공장을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철수 도미노가 나타날 경우 1차 대상은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해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 2007년 10월 준공된 아파트형 공장의 임대료는 ㎡당 월 3444∼4920원이며 보증금 8만6100∼12만3000원이 별도로 붙는다. 업체당 평균 보증금 1억원 안팎에 월 400원 정도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억원을 투자한 일반 분양업체들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이 적다보니 주로 섬유, 봉제업종 등의 소규모 업체 32개사가 입주해 있다.

이들은 남북 관계 경색 등 외부 요인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내부 여력도 부족한 편이다. 이들 업체들의 철수 도미노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곳에 입주한 A업체는 "스킨넷이 나간다는 소식에 다른 업체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대부분 영세업체들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직접 대규모 투자를 해서 들어간 업체들은 발을 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단 폐쇄, 혹은 가동 불능 상황이 오기 전에 철수하면 경협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는데다 대체 투자지를 찾기도 어렵다. 의류업체 B사 대표는 "스킨넷의 경우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만 받고 사업을 그만둘 수 있는 구조지만 전 재산을 투자해 땅을 사고 공장을 지은 일반 입주 기업들은 어렵더라도 접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C사 관계자는 "개성공단 주요 기업들의 철수 도미노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소규모 업체의 개성공단 이탈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공단 자체의 생명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데는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유창근 기업협회 부회장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협회에 철수 의사를 밝힌 업체는 스킨넷 외에 없다"며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1개 업체의 철수에 전체 기업들이 동요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공단기업협회는 정부에 입주 기업들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많은 기업들의 운전자금이 바닥나고 있는데, 국내 금융권은 리스크를 우려해 대출을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개최되는 개성회담에서 북측이 수용 불가능한 수준의 요구를 해올 경우 일반 분양업체들에서까지 철수 움직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단기업협회는 최근 입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근로자 1인당 투입 비용(인건비+생산 효율 저하에 의한 추가 인건비+사업 환경에 따른 추가 비용)은 북한이 148∼181달러로 중국 94∼204달러, 베트남 84∼104 달러보다 오히려 높아 인건비 인상 여지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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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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