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들은 밤10시30분쯤 페샤와르 펄 콘티넨탈호텔 입구로 트럭을 몰고 돌진, 입구의 보안요원들을 사살한 뒤 주차장에서 자폭했다. 호텔의 서쪽 건물은 완전히 무너져내렸으며 현장에는 길이 6m, 깊이 2m의 거대한 웅덩이가 생겼다. 희생자 중에는 러시아 국적 국제구호단체 직원 등 외국인 3명과 파키스탄 정부 관리가 포함됐다고 파키스탄 영자지 더 네이션이 전했다. 당시 호텔에는 탈레반 소탕 작전으로 발생한 난민을 돕기 위해 각국 구호단체 회원들이 집결해있었다.
펄 콘티넨탈 호텔은 북서부 유일의 고급호텔로 최근 미 영사관 건립을 위해 매입이 추진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지난달말 미 정부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대사관과 직원 숙소 등 복합 외교단지를, 페샤와르 및 라호르에는 대형 영사관을 건립키로 결정했다. 펄 콘티넨탈 매입은 이 계획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사업규모 10억달러의 이 대형 프로젝트는 안팎에서 ‘제국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위압적 건물이 반미 감정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키스탄의 한 관리는 앞서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미국이 필요 이상으로 거대한 건물을 짓는다면 누군가 이를 악용할 것”이라며 테러를 경고하는 글을 기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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