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퇴임 후 정치적 은둔생활을 해온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처음으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부시 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시에서 열린 지역 경제인 초청 만찬 연설에서 쿠바 미군 기지 내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 결정에 대해 “잘못된 생각”이라며 오바마를 공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관타나모 수용자들 가운에는 눈깜짝할 새에 미국인들을 죽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겐 설득도, 치료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나 역시 재임 중 관타나모가 언젠가는 폐쇄되고 수용자들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었다”며 “그러나 국가기밀 누출은 반드시 막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테러 용의자들을 재판 없이 장기간 억류해 인권 침해 논란을 빚은 관타나모 수용소를 내년 1월까지 폐쇄하겠다고 공언했다.
부시의 화살이 대테러정책만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부시는 성장의 동력이 정부가 아닌 민간에게 있음을 강조하며 금융규제 강화, 건강보험 개혁 등 정부 역할을 확대하는 오바마의 정책 전반을 조목조목 공격했다. 그는 “돈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에 대해서라면 민간이 정부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독창성을 발휘하도록 여건을 만들기만 하면 현재의 위기는 금방 끝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은 했지만 부시의 발언은 ‘오바마 저격수’ 딕 체니 전 부통령에 비해 한결 신중했다. 그는 “후임자를 비난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나는 진심으로 오바마의 정책이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의 연설에 대해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그 문제(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에 대해 토론을 끝냈다”며 “지난해 11월 경쟁의 결과는 우리의 승리였다”고 반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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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