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대 신입생들의 영어 성적이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교수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암기식으로 공부하다보니 실제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하는 영어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서울대학교는 신입생들의 텝스(TEPS) 평균 성적을 조사한 결과 2006년 689점을 정점으로 계속 낮아져 지난해 654점, 올해 639점에 그쳤다고 8일 밝혔다. 텝스는 서울대 언어교육원이 개발한 공인 영어능력시험이다. 청취, 독해, 문법, 어휘의 4개 분야로 나눠져 있고 990점이 만점이다.
서울대는 신입생들이 입학 연도나 입학 전 2년 안에 치른 텝스 시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통계를 냈다. 조사 대상은 인문대, 사회과학대, 경영대, 약대, 간호대, 공대 등 12개 단과대 신입생이다.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의 경우 경영대가 847점으로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다. 이어 자유전공학부 801점, 사회과학대 788점, 인문대 744점, 공대 649점이었다. 음대는 340점, 미대는 456점에 그쳤다.
서울대는 신입생들 영어 실력이 갈수록 나빠진다는 조사 결과를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입학한 학생일수록 조기유학이나 해외연수를 다녀온 경험이 많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영어 교육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답안 고르기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깊이 있는 독해력이나 정확한 발음 등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영문과의 한 교수는 “최근 영어 수업에서 보면 수능식 ‘찍기’에 익숙한 학생들이 발음 등 기본적인 것을 모를 때가 많다”며 “수능 시험에 발음이 안 나오기 때문에 알파벳 p와 f가 발음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는 서울대생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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