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는 1990년대 이래 남부 유전을 둘러싼 석유 쟁탈전에서 중부지역의 무슬림·기독교도간 종교 충돌까지 갖가지 유혈충돌이 계속돼온 분쟁 다발국가다. 그러나 지난 주 북부 소요는 몇 가지 점에서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나이지리아에 테러단체가 급속히 세를 확장한 사실이 확인된데다 이 단체가 보코 하람이라는 이름조차 낯선 토착 세력이었기 때문이다. 주간 타임은 “서아시아 최대 무슬림 국가가 이슬람 테러 조직의 거점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2년 결성된 보코 하람(서구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은 아프간의 이슬람 무장 정치단체 탈레반처럼 샤리아(이슬람법)의 엄격한 적용을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나이지리아의 탈레반’이라는 별명이 붙긴 했지만 이들이 탈레반 세력과 연계됐다는 증거는 없다. 이번 충돌에서 보코 하람 조직원들이 사용한 무기는 칼과 사제 권총 같은 원시적 무기들이다.
보코 하람을 이끌어온 모하메드 유수프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몰 만큼 재산이 많고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로 알려져 있다. 따르는 부대원들도 북부 부유층 및 중산층 자제들로, 대학생 및 대학 졸업생이 다수를 이룬다.
한편에서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위험을 경고받고도 단속하지 않아 재앙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BBC는 “조직원 부모의 상당수가 고위층과 연계돼 정부가 단속을 꺼려왔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들이 남부 유전 개발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북부 무슬림들의 불만을 대표한다”고 분석했다.
우두머리 유수프는 정부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일 “정부군은 우두머리의 죽음이 소요의 끝이 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더 큰 보복 공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