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인도 당국은 지난 7일 인도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선박 MV 무산호를 조사한 결과 핵 물질이나 미사일 부품 등 불법 선적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산호가 중국과 북한 사이를 수차례 왕복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9일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태국을 출발한 무산호는 싱가포르를 거쳐 인도령 허트베이항에 이틀간 불법 정박했다가 인근 해상에서 인도 해군에 나포됐다. 현재 무산호 선원들은 블레어 항구에 억류된 채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안 1874호가 채택된 뒤 북한 선박이 나포된 것은 처음이다. 인도 당국은 무산호가 인도 해역에 허가 없이 진입했고 경비대의 정지 명령에 응하지 않았으며 항해일지도 모호하게 작성돼 있었다고 밝혔다.
무산호 선원들은 설탕을 싣고 이라크 움 카스르항으로 향하던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사 결과 설탕 1만6500t이 선적돼 있었으며 이상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태국 라엠 차방 항구를 출발한 뒤 11일간의 행적과 체포 당시의 정황은 의혹 투성이다. 무산호 선원들은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 하루 기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여권상으로는 싱가포르에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지(이라크)를 바꿔 인도령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 허트베이에 기착한 이유에 대해서도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
앞서 인도 해안경비대가 무산호를 나포하는 과정에서 6시간 동안 추격전이 벌어졌다. 인도 해안경비대는 무산호를 발견한 뒤 헬기를 띄워 교신을 시도했으나 무산호는 응답하지 않았다. 곧 무산호는 도주하기 시작했고 해안경비대의 위협사격을 받고서야 멈춰섰다. 배에는 선장 선연정씨 등 39명이 타고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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