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3일 부산·경남 민심 잡기 1박2일 투어를 시작했다. 14일엔 10월 재선거 출마 예정지인 경남 양산도 방문한다. 민생 투어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공식 행보을 시작한 셈이다.
박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도청 당정 간담회 직후 “정권 창출에 크게 기여했고 1년 2개월간 집권 여당을 운영했다”면서 “떳떳하게 (출마해)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공천권을 쥐고 있는 친이계에게는 이재오 전 의원 당무 복귀 카드를 내밀었다. 박 대표는 이 전 의원의 당무 복귀에 따른 당내 계파 갈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에 반대(의견)도 있다”며 “당의 화합에 진정한 도움이 되는 양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산에서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할 김양수 전 의원과 관련해서는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있는지 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20년간 지역구였던 남해·하동에서 양산으로 지역을 바꿔 출마하는 것에 대해 “내 마음대로 지역구를 떠나거나 던진 일이 없다. 당에서 끝을 냈으니까 다른 지역구로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혀, 지난해 공천 탈락의 섭섭함도 토로했다.
박 대표와 당 정책조정위원회는 부산 신항과 경남 창원에서 각각 허남식 부산시장과 김태호 경남지사 등과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경남도청 간담회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른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가 거듭 터져나왔다. 박 대표의 부산시 당정 간담회에는 김무성 이진복 유기준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 박 대표의 민생 행보에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공천 경쟁자들은 박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 채 출마지 인근서 벌이는 민생투어를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지적한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 전 의원은 “교장 선생님과 학생이 시험장에 나란히 들어가는 격”이라고 말했다. 부산·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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