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을 이끌어온 ‘테리크 에 탈레반 파키스탄(TTP)’ 임시의장 마울비 파키르 모하마드는 22일(현지시간) “탈레반 수뇌부 42인 회의인 슈라에서 하키물라 메수드가 만장일치로 새 지도자에 추대됐다”고 발표했다고 파키스탄 일간 더 네이션이 보도했다. 지난 주 자신이 바이툴라 후계자라고 주장했던 모하마드 임시의장은 “나는 후계자 자리를 사임한다”며 “지난 주 조직 내에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으나 모두 해결됐다”고 말했다. 18일 체포된 마울비 우마르 대변인 후임에는 타리크 아잠이 임명됐다.
새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로 지명된 20대 후반의 하키물라는 그간 탈레반이 장악한 중부 지역 중 오라크자이와 코하트, 카이버 등지를 관리해왔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전 물자 수송로인 카이버패스를 무력화시킨 각종 테러의 배후로 악명 높다.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및 미군 차량 600여대와 교량 2곳을 폭파해 지난해 9월 이후 카이버패스를 6차례나 봉쇄시켰다. 뉴욕타임스는 하키물라를 “무자비한 폭력으로 널리 알려진, 젊고 성급한 군 사령관”이라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하키물라의 생존 여부에 의문을 제기한다. 파키스탄 정보 관리들은 바이툴라가 지난 5일 사망한 뒤 하키물라가 또 다른 파벌 출신 왈리 우르 레만과 후계권을 놓고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레만 말리크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하키물라가 비록 부상당하기는 했지만 살아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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