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북한 특사 조의 방문단은 23일 오전 8시35분쯤 청와대를 예방하기 위해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1층 로비에 나타났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김 비서와 김 통전부장,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 등 3명은 정부가 준비한 2대의 차량에 나눠 탄 뒤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 예방을 마친 이들이 호텔로 다시 돌아온 시각은 오전 9시45분쯤. 김 비서는 “잘 다녀왔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른 손을 들어보이며 “잘 됐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무엇이 잘 됐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채 방으로 올라갔다.
북한 조문단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30여분 늦은 11시35분쯤 호텔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시간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짐을 싸고 그러느라 조금 늦어졌다”면서도 “그 사이 홍양호 차관, 김남식 교류협력국장 등이 북한 조문단 일행과 담소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 논의된 여러 현안에 대해 마지막 후속 협의를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비서는 호텔 로비에서 “고맙다. 좋은 기분으로 간다”면서 2박3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북한 조문단을 태운 고려항공 특별기는 낮 12시10분쯤 이륙했다. 홍 차관과 김 국장이 배웅했다. 특별기는 조문단이 올 때처럼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귀환했다.
북한 조문단이 묵은 호텔의 종업원은 “북한 손님들이 머문 방은 크게 어지럽힌 것이 별로 없었다”면서 “다만, 오렌지주스와 콜라 등 객실에 배치된 음료들을 많이 마신 것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호텔 방에서 회의를 길게 하지 않았나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북한 조문단이 숙박한 동안 호텔 주변에는 삼엄한 경비가 취해졌다.
앞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부장은 22일 오전 10시22분 부터 1시간 20여분동안 면담했다. 이어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현 장관과 북한 조문단은 숙소 호텔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청와대 예방에 대한 사전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만찬 직후인 오후 9시45분쯤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 소식을 기자들에게 알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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