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과학]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목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위성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원인 뭔가=나로호가 과학기술위성 2호를 당초 목표한 306㎞의 우주 궤도에 올리 못한 것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2단 고체 연료 엔진(킥모터)의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나로호는 1단 액체연료 엔진과 2단 고체연료 엔진으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다. 이 가운데 1단 액체 엔진은 나로호 발사후 고도 196㎞까지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후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2단 엔진의 역할이 크다.
건국대 항공우주시스템공학과 이재우 교수는 "2단 엔진과 위성의 분리가 당초 목표 궤도를 벗어나는 것은 로켓의 속도가 맞지 않아 발생할 수 있다"면서 "2단 로켓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진입시킬 때 각도가 제로(0)가 되야 하는데 2단 로켓 자체 프로그램에 에러가 생겨 제로가 되지 않아 생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발사 3분 35초 뒤 정상적으로 분리됐던 것으로 발표된 위성보호 덮개(페어링)의 한쪽이 분리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관계자는 "당초 정상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발표된 위성보호 덮개가 한쪽만 열리고 다른 한쪽은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초속 7㎞를
유지해야 하는 2단 고체엔진이 이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위성이 제 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위성 찾을 수 있나=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과학기술위성 2호에 대해 일부에선 벌써 실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발사 9분 뒤 정상 고도 306㎞를 36㎞넘어선 곳에서 나로호와 분리된 뒤 지상과의 교신이 끊긴 상태다. 우주궤도로 올라간 위성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의미없는 데이터 신호 '비콘(beacon·응급신호발생기)'을 지구로 보내는데, 이 신호는 발사 약 100여 분 뒤 노르웨이 수발바드르 기지국이 수신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비콘 신호는 과학기술위성 2호가 안정적으로 궤도에 안착했다는 중요한 정보다. 하지만 노르웨이이 수발바드르 기지국에선 나로호 발사 3시간여가 지난 뒤까지 비콘 신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학기술위성 2호의 실종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 위성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비콘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시간대와 장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3년 9월 러시아에서 발사된 과학기술위성 1호는 무려 9차례에 걸쳐 교신에 실패한 바 있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당분간 과학기술위성 2호와 계속 교신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강경인 박사는 "정상 궤도를 벗어난 과학기술위성 2호의 현재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선 북미대공방위사령부(NORAD)의 궤도정보 데이터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면 우주 궤도에 새 물체가 진입했는지 여부가 확인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상보다 높은 고도에서 분리 작업이 이뤄져 교신 작업이 힘든 상태긴 하지만 위성이 완전히 사라져 실패했다고 단정짓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과학기술위성 2호를 찾지 못하더라도 금전적 손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ST측은 당초 내년 5월 추가 발사를 목표로 똑같은 위성을 2개 만들어 놨다.
고흥=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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