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바긴’ 한·미 조율 잘 되가나

‘그랜드 바긴’ 한·미 조율 잘 되가나

기사승인 2009-09-24 0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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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북핵해법으로 제시한 '그랜드 바긴(Grand Bargain)'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미간에 시각차가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가 하면 야당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23일 "한·미간 이견은 없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랜드 바긴은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기됐던 '포괄적 패키지(Comprehensive Package)'가 한 단계 진화한 구상임에 틀림없다. 포괄적 패키지가 보상이나 선물 느낌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서로 통 크게 협상한다는 내용의 그랜드 바긴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미국측 반응은 의외로 신중하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그랜드 바긴과 관련, "솔직히 모르겠다(Actually, to be perfectly honest, I was not aware of that)"고 답했다.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연설이기 때문에 내가 코멘트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즈는 미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북핵 문제를 한 번(single step)에 해결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어(far-fetched)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충분히 설명했으며 사전조율이 완벽히 된 이뤄진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을 수행중인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은 뉴욕에서 "그랜드 바긴은 북핵 해결을 위해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한·미·일·중·러)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미국측과 충분히 얘기를 했고, 협의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견이 있고 없고를 따질 사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다만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이 개념이 처음 나왔고, 당시에는 (대북) 제재국면이어서 공개적으로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이라며 "비공개적으로 협의해 오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측에서) 다소간 껄끄러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미국측과 비공개 논의과정에서 발생한 '커뮤니케이션 갭'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교 당국자는 "캠벨 차관보가 일본 출장이어서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 같다"면서 "그가 미 국무부의 북핵 라인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그랜드 바긴을 '헛발질'이라고 표현하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정부는 한·미간에도 조율되지 않은 무리한, 설익은 정책을 폄으로써 국제적으로 망신을 자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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