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성난 이유는 간단하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2년 전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촛불시위 2년이 지났다.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같이 큰 파동은 우리 역사에 기록으로 남겨져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 부처가 (공식) 보고서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2년 전 촛불시위 당시 이 대통령의 사과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는 촛불시위가 절정으로 치닫던 2008년 6월1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봤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내가 오래 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 이슬’도 들었다. 수없이 내 자신을 돌이켜 봤다”고 고백했다.
청와대는 ‘촛불 반성’ 발언이 파문이 커지자 이를 진화하고 나섰다. 김은혜 대변인은 “역사에 남기기 위해 백서를 만들라는 뜻은 정부 내에서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국민이나 지식인들도 책임있는 자세를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라며 “한 쪽을 탓하기 위해서라면 백서를 만들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2008년 광우병 대란은 대한민국 체제전복 집단이 기획하고 일부 매체가 선동하고 인터넷이 음모의 도구로 이용되고 거기에 야당까지 부화뇌동한 한편의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당시 대통령이 사과하고 정부가 재협정의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정부 또한 촛불시위의 정당성을 인정해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의 갑론을박도 치열하다. ‘2년 전에는 아침 이슬, 지금은 반성 요구냐’, ‘경찰 방패에 맞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등의 의견이 올라오는가 하면 ‘과학적 근거 없이 군중심리만 가득했다’, ‘대통령 말이 틀린 것도 없다’는 반응이 맞서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