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아이돌 연예인을 이용하는 ‘열애 마케팅’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자신의 우상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팬덤의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해 상업적인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 소녀시대와 2PM은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 광고 촬영을 마쳤다. 홍보대행사는 25일 오전 ‘택연-윤아, 또 다시 데이트 현장 포착?’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2PM 택연과 소녀시대 윤아의 데이트 장면이 또 다시 목격되어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 속 두 사람의 모습이 실제 열애하는 수준이라는 괴이한 주장이다.
난데없이 캐리비안 베이가 택연과 윤아의 열애설을 노골적으로 제기한 이유는 간단하다. 방송가 안팎에서 심심찮게 열애설이 제기된 당사자인 두 사람의 열애 마케팅이 소위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당장 보도자료를 가공한 기사가 쏟아지자 택연과 윤아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캐리비안 베이가 자사 홍보를 위해 아이돌 가수의 열애설을 이용한 것처럼 방송가도 연일 추파를 던지고 있다. 지상파 3사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아이돌 연예인을 동원해 민감한 폭로를 요구하고 있다. 매주 익명의 이니셜을 꺼내 열애설과 이상형 설명에 집중하는 SBS ‘강심장’이 대표적이다. 사전 대본에 의한 가상 커플을 꾸준히 생산하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도 마찬가지다.
보통 아이돌 연예인은 소속사를 통해 방송 또는 광고 계약을 체결한다.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 어느 정도 이미지 소비를 감수하지만 민감한 사생활 내지는 열애설까지 홍보를 위해 이용하라는 소속사는 거의 없다. 아이돌 연예인에게 스캔들은 일시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킬 수 있지만 신비감 자체를 사라지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방송과 광고에서 경쟁적으로 아이돌 연예인의 열애 마케팅이 쏟아내는 이유는 우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종하는 팬덤이 있기 때문이다. 팬덤의 일희일비를 홍보에 이용하는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