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과 일부 외신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를 부르는 이색 별명이다. 한국과 그리스,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는 모두 IMF 구제금융을 받았거나 그 문턱까지 갔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B조 국가 중 가장 먼저 IMF 도움을 요청한 나라는 나이지리아다. 지난 1986년 경제 위기로 구제금융 일보 직전까지 갔다. 당시 나이지리아는 IMF가 마련한 구조조정 계획을 수용해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펼쳤다.
한국은 1997년 외환 유동성 악화로 IMF로 구제금융을 받았고 4년 만에 탈출했다. 아르헨티나는 2000년 구제금융을 받아 2006년 벗어났지만 아직도 경제 침체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번달 초 구제금융을 신청한 그리스는 IMF에 1100억 유로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경제 위기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스는 한국이 IMF 위기를 맞은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와 LPGA(미국 여자 프로골프) 박세리 등이 국민들에게 힘을 북돋아준 것처럼 이번 월드컵에서 자국 국가대표팀이 선전하기를 기원하는 분위기가 높다. 아르헨티나의 간판 공격수 바티스투타가 2002 한일 월드컵 때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한 것과 맥락이 일치한다.
월드컵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자, 온라인은 한국이 속한 B조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동창생’, ‘국제통화기금 더비(IMF Derby)’ 등의 별명을 부르며 ‘예선 탈락하면 빚쟁이 중의 빚쟁이’, ‘가장 빨리 IMF 구제금융을 탈출한 것처럼 16강을 확정짓자’ 등의 웃음을 자아내는 댓글이 많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IMF 탈출 후유증’이란 제목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B조 4개국 모두 경제 위기를 겪은 직후 출전한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1무 2패, 아르헨티나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승1무1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나이지리아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도 못했다. ‘IMF 탈출 후유증’ 시나리오에 따라 그리스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별 리그에서 탈락할 확률이 높다는 이색 주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