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 401곳 실태조사 해보니… 5개校중 1곳 “일제고사 대비” 파행

서울 초·중·고 401곳 실태조사 해보니… 5개校중 1곳 “일제고사 대비” 파행

기사승인 2010-07-09 21:58:00
체육시간에 수학… 강제 자율학습… 문제풀이 수업…

서울지역 일선 학교들은 오는 13∼14일로 예정된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예정대로 치르게 될 전망이다. 시험이 임박한 데다 서울시교육청의 수업파행 실태조사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자체 조사보다 양호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시내 학교 1264곳 중 401곳(31.7%)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강제 자율학습이나 문제풀이 수업 등을 실시한 학교가 89곳(22.2%)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서울 시내 학교 5곳 중 1곳은 파행수업을 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곽노현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서울 지역 장학사 전원이 투입돼 8∼9일 이틀 동안 이뤄졌다.

수업 파행 유형별로는 정상 수업 대신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한 문제풀이 수업을 진행한 학교가 55곳(13.7%)으로 가장 많았고, 모의평가를 실시한 학교가 27곳(6.7%)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단기적인 성적 향상에는 문제풀이 수업과 모의평가가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체육시간에 수학 수업을 하는 식으로 교육과정을 파행 운영한 학교는 22곳(5.5%)으로 나타났다. 강제 보충학습을 한 학교는 9곳(2.2%), 강제 자율학습을 실시한 학교는 7곳(1.7%)으로 각각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이번에 적발된 89곳 중 초등학교가 56곳(62.9%)으로 월등히 높았다. 중학교는 30곳으로 33.7%를 차지했고, 고등학교 3곳(3.4%)으로 기록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의 파행 수업 비율이 높은 것은 담임교사가 대부분의 과목을 가르쳐 교사 사이의 경쟁이 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사 결과 일부 학교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진행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놓기도 하고, 일제고사에 쓰이는 광학마크판독기(OMR) 답안지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펜을 이용해 동그라미를 채우는 연습을 한 학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실태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무난한 것으로 평가돼 곽 교육감이 학업성취도 평가를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곽 교육감은 수업파행 실태를 우선 파악한 뒤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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