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는 3일 “한양대와 이화여대 중 어딜 지원할지 고민하던 중 ‘이대 빵꾸다(미달된다)’라는 수십 개의 글을 보고 이대에 지원했지만 거짓말이었다”며 “합격·불합격 여부를 떠나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입시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작전세력은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각종 입시에서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는 작전세력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응시생이 속출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지만 실제로 이 같은 작전세력은 로스쿨 입시나 대입, 입사 시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개 치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
지방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3년차인 이호경(33)씨도 과거 작전세력에 휘말려 재수를 했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07년 ‘닥터 김’이란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내부에 중요 정보원을 가지고 있으니 ○○대로 지원하라’ ‘당신 점수면 ○○대는 충분하다’ 등의 글을 써서 이를 믿고 지원했지만 불합격했다”며 “아직도 ‘닥터 김 사건’은 의전원생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전했다.
작전세력의 실체는 해당 분야 응시생인 경우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지난해 로스쿨 입시에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 ‘작전’을 펼치다 탈퇴당한 박모(32)씨는 “장기간 사법시험에 불합격해 로스쿨이라도 가야겠다는 초조함에 악의적인 정보를 퍼뜨렸다”고 고백했다.
‘작전’이 응시생에게 통용되는 것은 실제 지원율에 대한 정보가 원서접수 마감 때까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응시생 상당수가 ‘눈치작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내신·수능 1등급 대입수험생의 커뮤니티 ‘오르비스 옵티무스’의 운영자를 지냈던 A씨는 “작전세력은 일부 수험생의 입시정보에 대한 무지와 불합격에 대한 공포, 유리한 방법을 선택해 지원하려는 심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취업전문가인 김준성 연세대학교 생활관 차장은 “소신대로 지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정보가 필요하다면 출처가 믿을 만한지 확인해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