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는 최일구 앵커의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최 앵커 특유의 가벼운 대화체를 통한 뉴스 전달이 신선하다는 평가와 뉴스의 연성화를 부채질 한다는 시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뉴스인지 코미디인지 헷갈린다는 지적도 있다.
MBC는 지난달 가을 개편의 일환으로 40년 만에 주말 뉴스데스크를 기존 9시에서 8시로 1시간 앞당겼다. 2003년 10월부터 2005년 3월까지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며 일명 ‘일구 어록’을 만들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최 앵커를 메인앵커로 낙점했다.
주말 뉴스데스크는 최 앵커 복귀 첫 날인 지난달 6일 시청률 8.1%(AGB닐슨미디어코리아 전국 집계)를 기록해 SBS 8시뉴스를 앞질렀다. 13일에는 12.2%로 시청률 10% 고지를 넘었고 20일에는 무려 18.1%까지 상승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최 앵커의 코멘트를 모은 ‘일구 어록’이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주말 뉴스데스크는 4일과 5일 시청률 7%대를 기록, 8시뉴스 보다 2% 가량 뒤졌다. 12일도 SBS(10.3%)가 MBC(9.6%)를 앞섰다. 지난달 MBC 주말 뉴스데스크의 폭발적인 시청률 상승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한 반짝 효과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최 앵커에 대한 평가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가벼운 대화체를 통한 뉴스 전달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그동안 MBC가 의욕적으로 진행한 홍보에 비하면 낮은 결과치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MBC는 최 앵커를 자사 예능 프로그램인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시켰고, 서울 여의도 방송센터 전면 유리벽에 최 앵커를 내세운 대형 홍보물을 부착했다.
인터넷 상에서 최 앵커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다. “내일은 제가 심형래 감독을 만납니다”라며 심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잘 모르겠는데요” 성대모사를 선보인 18일 클로징 코멘트가 화제를 모으고 있고, 앞서 서울대공원을 탈출한 말레이 곰에게 “말레이 곰, 도망 다니지 말레이”라고 한 코멘트도 인터넷을 강타했다.
문제는 최 앵커 개인에 대한 관심은 연일 높아지는데 반해 MBC 뉴스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냉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뉴스가 너무 희화화돼 우리 사회의 진지함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심 감독 성대모사에 대해 ‘배현진 아나운서가 웃음을 참지 못할 정도였다면 분명한 방송사고’라고 밝혔다. 다른 네티즌 또한 ‘우리 군 사격훈련으로 연평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뉴스를 본 건지, 토크쇼를 본 건지 모르겠다’, ‘너무 일부러 웃음을 유발하게 하려고 애쓰는 것 같다’ 등의 의견도 나온다.
MBC 내부에서도 ‘뉴스를 부드럽게 전달함으로써 저변을 넓혔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속도와 강도가 필요한 뉴스를 너무 가볍게 우스개소리처럼 접근함으로써 MBC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