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은 압도적인 지지 받았는데 서혜림은 왜?…빅딜설, 사전유출설로 멍드는 고현정 연기대상

미실은 압도적인 지지 받았는데 서혜림은 왜?…빅딜설, 사전유출설로 멍드는 고현정 연기대상

기사승인 2011-01-01 10:09:00

[쿠키 연예]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역할로 연기대상을 받았지만 주변 분위기가 영 별로다. ‘선덕여왕’ 미실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대물’ 서혜림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평소 거침없는 언변을 그대로 담은 수상 소감도 구설수에 올랐다. 2010 SBS 연기대상의 영예를 안은 고현정을 둘러싼 모습이다.

고현정은 31일 진행된 SBS 연기대상에서 ‘대물’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09년 MBC ‘선덕여왕’으로 연기대상을 차지하고 곧바로 다른 지상파에서 연기대상을 받은 보기 드문 진기록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미실은 연기대상으로 손색이 없었지만 서혜림이 연기대상이라는 사실에 일부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국내 대다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마다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여러 가지 추론을 할 수 있다. 일단 31일 오전 한 매체가 보도한 이른바 ‘빅딜설’을 들 수 있다. SBS가 가칭 ‘고현정 쇼’를 준비하면서 사전에 연기대상을 약속했다는 루머다. 정확한 사실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지만 빅딜설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대물’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고현정 입장에서는 무척 억울할 수 있다.

‘사전 유출설’도 있다. SBS 연기대상 보다 하루 앞서 진행된 MBC 연기대상에서 김재철 사장이 전년도 시상자로 함께 나온 고현정에게 “내일 SBS 연기대상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돌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지상파 최고위층이 사전에 연기대상 수상자를 서로 알려줬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저 가벼운 덕담 정도의 김 사장의 코멘트가 보이지 않는 나비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무엇보다 일부 시청자들이 고현정의 연기대상 수상을 의아해 하는 이유는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올 한해 SBS에 가장 많이 기여한 드라마로 평가 받는 ‘자이언트’가 주인공이다. ‘자이언트’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동안 안방극장을 찾았다. 드라마 제작 초기 단계서부터 정치성 논란에 휘말려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권선징악 구조가 맞물려 가파른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 중에서도 이범수, 정보석은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여 강력한 연기대상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시청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자이언트’에서 이강모 역할을 맡은 이범수와 조필연 역할을 맡은 정보석, ‘대물’에서 서혜림 역을 연기한 고현정의 각각 연기력 비교다. 다른 한 가지는 ‘자이언트’와 ‘대물’ 중 어떤 드라마가 SBS에 더욱 기여를 많이 했는지 여부다. ‘대물’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소재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면 ‘자이언트’는 60부작 드라마로 무려 반 년 넘게 월요일과 화요일 안방극장을 지켰다. 연기력과 자사 기여도는 지상파 연기대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다.

고현정의 연기대상 수상 소감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그는 수상 직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나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나왔다”며 “우리가 드라마를 할 때 그 과정이 참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률 갖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는 그 순간 진심을 갖고 한다. 대본이 어떻든 뭐가 어떻든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해서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시상식 안 나오는 애로 유명해서 미움을 받는데 그 이유가 다 있다. 이렇게 나오는 자리라면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온다”고 밝혔다.

소위 시청률 지상주의를 비판하는 소신 있는 발언으로 평소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지만 시청자들 반응은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당당한 수상 소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마치 시청자들을 훈계하는 듯한 기분이라는 반응도 있다. 고현정이 미실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하던 지난해와는 180도 다른 풍경이다.

사실 지상파 연말 시상식은 권위 자체를 부여하기 힘든 구조다. 방송사는 스타를 잡기 위해 온갖 상을 만들어내고 공동수상을 남발하며 비위를 맞춘다. 스타들은 별다른 권위 없는 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꽤나 고마운 표정을 짓는다. 일부 스타들의 차기작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 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종의 자사 망년회 수준이다. 매년 숱한 잡음이 나오는 이 같은 국내 지상파 연말 시상식 형식은 해외 유수 방송사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MBC 드라마국 한 관계자의 코멘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연기대상은 콘테스트가 아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잔치이고 축제”라며 “솔직히 얘기하면 지금보다 2배, 4배 더 상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만약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자사 망년회를 공공재인 전파로 생중계 하고 있는 꼴이다. 어쩌면 고현정의 연기대상 수상 논란 자체가 무의미한 일일 수 있다. 권위는 찾아볼 수 없는 어딘지 뭔가 이상한 상이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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