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가수가 아니라 PD가 탈락’…MBC ‘나는 가수다’ 시청률에 발목 잡혀 가시밭길 걷나

‘결국 가수가 아니라 PD가 탈락’…MBC ‘나는 가수다’ 시청률에 발목 잡혀 가시밭길 걷나

기사승인 2011-03-23 14:24:00

[쿠키 연예] 결국 가수가 아니라 PD가 탈락했다.

MBC는 23일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의 재도전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영희 책임프로듀서(CP)를 교체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안우정 예능국장은 구두 경고를 받았다. 지상파가 예능 프로그램 설정의 책임을 물어 프로듀서를 교체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MBC 초강수 대응=시청자들은 상상 이상으로 거세게 반발했다. ‘나는 가수다’의 첫 탈락자 김건모가 재도전을 결정한 20일 방송 직후 인터넷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TV에서 보기 힘든 가수들을 모아 서바이벌을 벌인다는 설정을 훼손해 시청자들을 우롱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시청자 게시판은 비판 의견으로 몸살을 앓았다. 대다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도 크게 분위기가 다르지 않았다. 김건모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나는 꼼수다’, ‘나는 (선배) 가수다’ 등 온갖 패러디가 쏟아지기도 했다. MBC는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에 발목 잡혔나=김 CP의 경질로 이번 파문을 쉽게 봉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나는 가수다’의 설정 변경에 대한 설명은 없다. 탈락자가 원한다면 1회에 한해 재도전 기회를 주는 ‘변경된’ 설정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제작진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시청률 호조에 발목 잡힌 면피용 징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는 가수다’가 최근 애국가 시청률의 오명을 가진 ‘일밤’을 2년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로 복귀시킨 효자인 만큼 CP 교체 정도로 파문을 진화하고 재출발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가 짙다는 지적이다.

△아직도 가시밭길=재도전 논란이 마무리된다 해도 여전히 ‘나는 가수다’의 진로는 불투명하다. 당장 이번 파문이 고정 시청자 층의 실망으로 이어져 오랜만에 맞은 ‘일밤’ 부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새로 교체 투입된 PD가 서바이벌과 가수 중 어느 쪽에 무게감을 더할 지도 중요하다. 이번 재도전 논란은 서바이벌을 과도하게 홍보해 발발한 측면이 크다.

출연진 탈락에만 포커스를 맞춘 설정을 바꾸라는 요구부터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수들을 인위적으로 경쟁시키는 구도 자체에 대한 불만까지 방송 초기 비판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부담거리다. 시청률을 위해 가수를 볼모로 삼고 있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보인다.

MC 이소라의 진행 태도와 매니저 역할을 맡은 방송인들의 음악에 대한 비전문성, 촬영과 편집에서의 연출력 부재 등을 탓하는 의견도 쇄도하고 있다. 이소라 특유의 예민한 성격을 여과 없이 방송한 편집 때문에 프로그램에 해를 끼친다는 다소 무리한 주장이 나올 정도다.

김 CP가 7명의 가수들을 일일이 설득해 섭외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질 정도로 출연진과 신뢰가 깊은 상황에서 일부 출연진이 하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일부 가수들은 김 CP의 교체 사실을 전해 듣고 긴급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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