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는 동정론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각자 위치에서 자리를 잡은 가수들을 무리하게 경쟁시킨다는 비판을 면하는 것이 급선무다. 1위와 7위만 발표할 정도로 시종일관 탈락을 강조하는 구도 자체에 대한 변화가 감지된다. 27일 방송에서 첫 탈락이 확정된 정엽의 무대가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 점은 꼴찌의 무대도 뛰어나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개그맨들을 중심으로 짜여진 매니저들의 시도 때도 없는 촌평과 가수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코멘트를 여과 없이 내보내는 편집도 개선이 필요하다. 매주 홍역을 앓은 스포일러 논란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도 고민이다. 청중평가단의 투명한 선발과 공정한 투표를 입증할 장치도 요구된다.
김건모와 정엽의 뒤를 잇는 가수가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도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나는 가수다’ 제작진이 ‘진짜 가수’, ‘TV에서 자주 만날 수 없는 가수’, ‘완벽한 가창력과 무대’ 등의 기획의도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거론되는 후보들의 무게감도 상당하다. 인터넷에 꼽히고 있는 후보들은 적어도 10년 이상의 경력, 최소한 작사 정도는 소화하는 싱어 송 라이터, 가창력 자체로 극찬을 받은 보컬리스트 등이 대부분이다. 그룹이 출연하거나 인디 뮤지션 섭외 등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나는 가수다’ 자체가 원천적으로 아이돌 가수를 배제한 성격을 띠고 있지만 리드 보컬 내지는 아이돌 출신 가수에 대해서는 한 번쯤 고려해봐야 하지 않느냐는 반응도 눈에 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