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16세 소녀 수영선수 예스원의 경이적인 신기록 달성으로 세계의 눈이 중국의 스포츠 선수 육성 시스템에 쏠리고 있다. 가히 ‘아동학대’라 부를 만한 프로그램을 두고 데일리메일과 미러 등 서구 언론들은 질시와 비아냥거림이 뒤섞인 시선을 보냈다.
31일(현지시간) 외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스포츠 인재풀은 매우 광범하다. 재능 있는 5∼6세의 전국 어린이들이 장래 국가대표 후보군으로 선택되는 것이 시작이다. 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와 떨어져 합숙훈련을 받는다. 어머니의 보살핌은 코치의 체벌이 대신한다.
13억이 넘는 인구 중 이렇게 모은 운동선수만 40만여명. 중국 전역에 3000개 이상의 종목별 체육학교가 있다. 학업이 교육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곱 살 먹은 아이들이 턱걸이 20회를 하거나 30분 동안 물구나무를 서는 것은 기본이다. 스트레칭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코치가 아이들의 몸을 붙잡아 다리를 찢게 하는 것도 체육학교에선 흔한 풍경이다. 훈련은 물론 식단까지 엄격히 관리된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다이빙 선수 천러우린(20)은 “코치가 올림픽 전 1년 동안 저녁을 굶게 했다”고 털어놨다. 체중이 가벼워야 다이빙을 할 때 물이 적게 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16세이던 그의 몸무게는 30㎏. 9세 어린이의 평균 몸무게 정도에 불과했다.
역도 선수 카오레이(27)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킬 수도 없었다. 스스로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외부와 단절된 채 훈련하고 있던 카오에게 어머니의 소식을 아무도 전해주지 않았다. 그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안 것은 장례식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나서였다.
올림픽 금메달을 4개나 획득한 스타선수 궈징징(31)의 시력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궈징징 자신은 언급하길 꺼리지만 망막이 성장하기 전인 6세 때부터 다이빙 경쟁을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는 “나는 부드러운 것이 좋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엄격한 훈련과 경쟁을 가르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코치가 되기 싫다”고 말했다.
수천대 일의 경쟁률을 물리치고 스타가 되어도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세대들이 쉴 새 없이 자라나기 때문이다. 조금만 성적이 떨어지면 선수는 가차 없이 밀려난다. 이런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