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함께 동명의 소설 '광해, 왕이 된 남자(걷는나무)'가 출판됐다. 역사소설로 임금 ‘광해’를 재조명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역사소설이 인기 있는 이유는 400여 년 전의 조선시대 왕정과 현대판 정치가 매우 닮아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자기 뜻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죽이는 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도가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현재 모습을 적나라하게 연상시킨다.
일테면 눈만 마주치면 죽일 듯이 으르렁거리던 서인과 북인 사대부들이 대동법을 막기 위해 야합하는 장면에서는, 망치를 들고 싸우다가도 세비를 올릴 때는 한마음으로 뭉쳤던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또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는데도 명에 사대의 예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료들에 맞서는 광해의 모습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도발이 심상치 않은 요즘, 내정과 외교에 모두 탁월한 제2의 광해군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소설은 또 영화가 러닝타임의 한계로 보여줄 수 없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역사기록에 근거해 상세한 에피소드로 구성한다. 이병헌이 연기한 광해와 하선, 류승룡이 분한 허균뿐만 아니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인 측 인물들의 행동과 내면 변화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 소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지난 8일 출간돼 판매를 시작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선 기자 ujuin25@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