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네 살배기 아들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며 지난 2월 엄동설한에 팬티 차림으로 뉴욕 시내에서 극기훈련을 시켜 비난을 샀던 중국인 ‘독수리 아빠’가 이번엔 애국심 훈련을 한다며 아이를 죽을 고생을 시켰다.
10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난징(南京)에 사는 40대 사업가 허례셩(何烈勝)은 지난달 말 자녀들을 데리고 일본 후지산으로 향했다. 미션은 해발 3776m 정상에 올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중국 땅’이라고 외치는 것.
하지만 ‘거사’ 당일 허씨는 아무런 준비 없이 아들 둬둬와 딸 톈톈을 데리고 산에 올랐다. 일본어가이드 동반도 없었고, 음식은 약간의 물과 초콜릿 바만 준비했다. 등산시즌이 지나 대피소와 음식점은 모두 문을 닫았다. 더욱이 당일엔 강풍 경보까지 내려졌고 폭우까지 왔다. 물론 허씨 일행은 방수가 되는 옷도 없었다.
이들은 정상까지 9곳 중 7번째 대피소에 도착했지만 둬둬가 고산병 증세로 쓰러졌다. ‘독수리 아빠’는 정상을 밟자고 아들을 다그쳤다. 그러나 정상까지 약 400m 남은 지점에서 포기해야 했다. 이들은 다행히 일본 산악관리요원들의 구조를 받아 하산했다. 국수를 먹고 혈색을 찾은 둬둬는 ‘댜오위다오는 중국 땅이다. 나는 댜오위다오에 물고기 잡으러 갈 거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등을 든 사진 촬영으로 만족해야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